은혼/누구에게나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完

[히지오키긴] 누구에게나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12

burts : 버츠 2015. 8. 18. 17:34

 

 

 

 

 

 

 

 

 

 

 

 

 

 

미안해 라는 말을 해본적이 별로 없었다. 그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겐 참 힘든 일이였다.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자신이 졌다고 본인도 모르게 생각하는 것이였다. 항상 싸워왔던 히지카타와도 역시 서로가 서로에게 딱히 그런말을 해본적이 없다. 원래 남자들이란 그런 낯간지러운 말 같은건 안해도 금방 풀리곤 했으니까- 그리고 그런 서로를 잘 알고있기에-

 

 

뭔가 안풀리는날은 뭐든 안풀린다고 그날따라 캔도 잘 안열린다. 소고는 신경질 적으로 캔 끝부분을 손톱으로 만지작 거렸다. 그 모습을 보곤 긴토키가 장난스럽게 빼앗아 보란듯이 딱- 소리가 나게 캔을 따서 앞에 내밀었다.

 


"너 이거 진짜 내가 특별하게 해주는거다? 나 이거 캔 따는거 되게 싫어하거든, 전엔 여친이 내꺼 따줄때도 있었어"

 

"이야- 이거 진짜 특별취급이네요"


그 한마디를 나누고 그 둘은 말없이 한캔을 금세 비웠다. 다 비우고 다른 캔을 꺼낼때, 안주로 받아온 오징어를 잘근잘근 씹던

긴토키가 물었다.

 

 

"근데 왤케 기분이 안좋았어?"


"그날인가봐요"


그 말에 맥주를 마시다 푸웁- 하고 반쯤 맥주를 뿜어내며 켁켁 거렸다.


"콜록콜록- 아 그러고보니 너 오늘 하는짓이 좀 여자애들 그날일때 지랄하는거 같더라"


"형씨 때문에 옷 버렸잖아요- 지금은 됐고 좀 있다가 잘때 입을거나 하나 빌려줘요"


옷을 손으로 건성으로 툭툭 털고는 말했다.

 

한손으로 턱을 괴고는 맥주만 계속 들으키는 그를 보곤 긴토키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이야 방금 대사 섹시하다- 환장하겠다야"


그말에 본인이 무슨말을 했었나 잠깐 생각하곤 소고 본인도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곤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 오빠도 참 나 그날이라니까"


"나쁜년이네 이거"


"오빠 나 이럴라고 만나는거야?"

 


살짝 늘어트리는 그 특유의 말투와 표정에 긴토키는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잘아네? 나 그말 진짜 많이 들어봤는데"


"뭐,3류 드라마 단골대사잖아요. 근데 진짜로 여자들이 저런말을 해요?"


"응 맨날 하던데"


"얼마나 질척거리면 저런대사를 맨날들어요? 형씨도 참.."


"여자들은 말이지, 속으론 좋아도 일부러 저런대사를 한다고 마음을 확인하는 차원이랄까.. 암튼 뭐 그런거지"


"피곤하네요 그거 참"


긴토키가 맥주를 쭈욱 들이키다 뭔가 생각난듯 맥주를 내려놓곤 능글 맞은 표정으로 물었다.


"키스해봤어?"


"아뇨"


키스. 언젠가 본 만화책이나 드라마에선 남녀가 처음하는 키스의 묘사를 항상 이런식으로 했었다.

[천사들이 날아다니고 귀에선 종소리가 들리며 뭔가 환상에 젖은 둘은 같이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뭐 대충그런식? 그는 그 표현을 보고 어이가 없다며 한참 웃었다. 옆에서 같이 보던 곤도는 그런 소고에게

왜 웃냐며 저거 진짜야- 뭐 이런식의 농담을 던졌었다.


"아- 키스도 안해봤냐 꼬맹아"


"형씨 해봤어요? 궁금하다, 어때요? 진짜 귀에서 종소리라도 들리려나"


본인이 말하고도 웃기다는듯 소고는 웃기다는듯이 작게 웃었다. 약간의 술기운에 뺨이 살짝 물들어 있었다. 고개를 삐딱하게 한손으로 괴고 있던 그를 보곤 긴토키는 의자에 기대어 앉아있다가 그에게 바짝 다가갔다.

 


"해볼래? 진짜 종소리 들리는지?"


그가 그의 턱을 한손으로 잡으며 점점 다가갔다. 그러자 그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앞에있던 접시로 그의 얼굴을 그대로 내리치며 말했다.


"어이 오빠, 나 이럴라고 만나시나"


아야야야... 얼굴을 매만지는 그를 뒤로하고 그는 맥주캔을 내려놓으며 먼저잘게요- 옷은 그냥 아무거나 꺼내입을게요 하곤 먼저 방으로 휙 들어갔다.

 

너랑 있으면 재밌어- 그냥 니가 웃는거 계속 보고싶어 그리고 긴토키는 자신도 모르게 키스하는 상상을 해버렸다.

 

저 녀석은 왠지 순순하게 키스할 것 같진 않다. 아, 아니 순순하게 해도 괜찮을거같아. 역시 남자란 정복욕이 있어서 쉽게 잡히는건 별로 흥미가 안생기나봐

 

키스하면.. 흠 어떤 느낌일까?

 

 

 

 

 

 

 

 

 

 

 

히지카타는 여느때와 같이 순찰을 하고 있었지만 바쁘게 무언갈 찾고있었다. 옆에서 운전을 하던 야마자키는 의아한 표정으로

히지카타를 쳐다보았다.

 

"부장님 뭐 찾으시는거 있으세요?"

 

"아니"


"엄청 찾으시는거같은데...."


"아니라니까. 여기서 나 내릴거야 너 먼저가"


카부키쵸의 근처에서 그는 그 근처 가게등을 둘러보려 차에서 내렸다. 야마자키가 차의 창문을 열고 부장님 순찰은 어떻게... 라고 말하는걸 보곤 무슨일있으면 연락하라고 짤막하게 대답하곤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보니 요즘 그는 계속 소고녀석만 찾는 자신을 보곤 순간 본인이 한심해졌다. 아 일도 하나도 집중을

못하고 있고... 도데체 뭔지

 

"어어? 히지카타씨 아니세요?"


밝은 목소리가 들려 히지카타는 순간 다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해결사네 안경이였다. 소고녀석이 자신에게 저렇게 상냥한 말투를 사용할리 없다는걸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이였을까.

그리고 곧 실망하곤 인사치레를 한다.

 


"어 오랜만이네 잘지내?"


"네 히지카타씨도 잘지내시죠?"


"응 뭐.."


응? 아 그러고보니..그는 신파치를 보곤 순간 떠올렸다. 혼자 못찾겠으니 해결사한테 부탁이나 해볼까..
뭐라고 설명을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던 히지카타는 신파치에게 물었다.


"신파치군, 혹시 해결사 요즘 일 많아?"


"일이요? 당연히 없겠죠? 있으면 긴상이 절 불렀을거예요 하하"


"뭐야, 해체한거야?"


"에이 무슨그런말을!! 잠시 카구라도 여행가고 해서 저도 도장재건 문제로 잠시 휴가거든요"


"흐음.. 그래?"


"내일이나 해서 긴상 한번 찾아가볼까 했는데 왠지 혼자있고 하니까 좀 걱정도 되고 해서 하하"


"그래? 그럼 내일말고 오늘가라 오늘"


"네? 갑자기 무슨.. 왜요?"


히지카타의 적극적인 말에 신파치는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아니.. 나 의뢰를 하나 할까 해서..."


"의뢰요?!"

 

신파치는 그말에 소스랏치게 놀라며 두손을 모으곤 눈을 빛냈다. 긴상이 정말 좋아하실거예요!!!!!

 

 

 

 

 

 

 

신파치는 히지카타와 약속을 잡은후, 긴토키의 집으로 냉큼 뛰어갔다. 이게 얼마만의 의뢰야!! 게다가 그는 자신이 그런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게 뭔가 자신이 일을 따온것만같은 기분에 우쭐했다.


"긴상!!!! 의뢰가 왔다구요!!!!"


"응?"


역시나 긴토키는 티비를 보며 곧 흘러내릴듯 나른하게 앉아있었다.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신파치 니가 왠일이냐? 좀 더 있다가 온다고 하지 않았나?"

 

 

그의 심드렁한 표정을 보곤 신파치는 볼멘소리로 오랜만에 보는데 반가운척이라도 좀 하란말야! 하고 소리쳤다.


"어어 반가워 반가워, 근데 무슨 의뢰? 일? 설마?"


"네네! 제가 약속까지 잡아왔다구요! 오늘 저녁에 일없죠? 같이 가요"


"그래 간만이니 힘내볼까"

 


그는 몸을 일으켜 하품을 크게 하며 기지개를 폈다. 느릿느릿 일어나는 긴토키를 보곤 신파치는 평소와 다름없이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긴상! 이거 정리 이렇게 해놓으라고 했잖아요! 설거지도 제때 하지 않으면 날파리 생긴다고 몇번을 말해요?

어휴 쌓인거봐

 


긴토키는 옆에서 아.. 곧 하려고했어.. 이제 하려고했어.. 라는 말만 늘어놓고 있었다.


"그래서 의뢰인은 어떤사람인데? 좀 쉬운거였으면 좋겠다"


"히지카타씨예요!"


"응? 히지카타? 마요라말하는거 맞냐?"


"네네! 아까 오다가 만났거든요!"


"아 그래? 그 자식이 무슨일이래? 그래 아, 근데 저녁에 보는거면 밥먹으려나?"


"그러겠죠?"


"음.."

 

 

긴토키는 잠시 생각하듯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내가 밥먹으러가면 그녀석은 혼자 먹어야 되잖아? 상대가 히지카타라서 데려갈수도없고... 그러면서도 속으론 지금 소고가 집에 없는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신파치에게도 같이 있다는걸 바로 괜히 알리고 싶진않았다. 비밀? 이랄까 비밀로 해달라고 한적은 없지만 긴토키 혼자만의 괜한 약속이였다. 그가 답답하다며 잠깐 나갔다 온다는걸 붙잡지 않은걸 새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는길에 점프좀 사다달라는 부탁은 덤


"뭘그렇게 생각하세요?"


"아 아냐 그래 가자"

 

 


같이 집을 나선 둘, 신파치는 신났는지 옆에서 계속 떠들어 댔다. 긴상 누나가 만든 달걀말이 때문에 정말이지 미치겠다니까요? 아 그리고 이번에 츠우 앨범 들어보셨어요? 역시 츠우는 최고예요 곧 콘서트투어 있어서 하나도 빠짐없이 다 가야되서 요즘 정신이없어요 
그래, 그래 이 오타쿠야 그만좀해- 짧게 대답하곤 그는 계속 표정이 썩 좋진 않았다. 그리곤 몇걸음갔을까

그는 신파치에게 말했다.

 

 

"먼저가있을래? 나 잠깐 놓고온게 있어"

 

"에? 뭔데요?"

 

"아, 있어 먼저가 나 바로갈게!"


그는 다시 집으로 뛰어들어왔다. 왠지 안먹을거같단말이야 그는 메모지에 급하게 펜으로 휘갈겨 메모를 남긴다. 그리곤 다시 약속 장소를 향했다.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다는 나으니까.. 하고 그는 스스로 자신을 약간 위로했다.

 

 

 

 

"뭐야? 의뢰인을 기다리게 하면 어떡해?"


"갑작스레 불러냈으니까요 손님~ 그나저나 담배좀 꺼주시면 감사하겠는뎁쇼?"


빈정대는 그의 말투에 신파치는 긴토키에게 긴상! 그러지마세요! 하며 팔을 잡아끌었다.


"그래서 의뢰할게 뭔데?"


그는 쇼파에 기대어 거만한 포즈로 앉아서 물었다. 마침 나온 긴토키의 식사에 긴토키는 먹음직스럽게 한입 크게 떠 입에 넣었다.


"사람을 좀 찾으려고"


"사람? 실종된 사람 찾는건 니네 일 아녀? 아 뭔가 귀찮은 일이 될거같은 느낌인데.."


긴토키는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곤 말을 이었다.


"여자냐? 사진이나 줘봐 예쁘면 필사적으로 찾을텐데 말이지"


"여자도 아니고 사진도 없어!"


"뭐야 특징으로 사람찾기 뭐그런거냐?"


"아니 니네 아는사람이거든"


히지카타는 말해놓고 약간 뜸을 들이곤 말했다.


"소고녀석좀 찾아줘"


그 말에 긴토키는 수저질을 멈추고 잠시 그를 쳐다보았다. 이건 무슨상황이야?


"오키타씨요? 무슨일있는거예요?"


신파치가 그말에 놀라 물었다.


"아.. 아니 뭐 그건아니고"


긴토키는 그저 히지카타의 반응만 살피고 있을 뿐이였다. 그게 이상했는지 신파치가 긴토키의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긴상- 왜 아무말도 안하세요?

 

신파치의 말에 아차, 하곤 평소처럼 말을 이었다.

 


"아- 뭐야 보수는 두둑히 주는거지?"


"그건 성공후에 얘기하시지?"


"마지막으론 어디에서 보셨죠? 무슨일에 말려들었을 가능성은요?"


신파치는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긴토키는 그저 묵묵히 그런 신파치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였다.

맞아 나도 원래라면 저딴 의미없는거 물어봤을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곤 남은 밥을 입안에 모두 털어 넣었다.


"왜 찾는건데?"


"응?"


"걔 근신중이라며? 곧 돌아올거아냐? 왜찾는데?"


"음...? 근데 내가 그녀석 근신중이라고 말했던가?"


"...아..."


실수해버렸다. 그는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


"전에 우연히 한번 마주쳤어"


"..!!! 어디서? 언제?"


"흠... 좀됐어.. 잘 기억안나 암튼 잠깐 봤었거덩, 여튼 왜찾는데"


"연락도 안되고 해서 뭔가 걱정.. 이랄까.. 사고치진않나 해서..."


약간 말 끝을 흐리는 히지카타를 한참 쳐다보더니 말을 이었다.


"그냥 냅두지그래?"


다 먹은 밥그릇에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기다리면되지만 걱정되서 그런다고 하잖아"


"긴상! 왜그러세요!"


신파치는 의뢰에 대한 긴토키의 태도에 의아하다는 듯이 긴토키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 바빠서 가야되니까 먼저 간다- 찾으면 연락하지"


긴토키는 끊임없이 의미없는 질문을 하는 신파치의 팔을 잡으며 가자 하곤 일어섰다.

 

그냥 나가는 긴토키를 보곤 신파치는 황급히 따라나서서는 잔소리를 이었다. 긴상- 뭐 단서가 있어야 찾을거 아니예요!

 

 

 

밖으로 나와서 약간 생각을 하던 긴토키는 신파치에게 말했다.


"음.. 신파치- 너 도장재건으로 바쁘잖아 그니까 이번 의뢰는 나 혼자 할게"


"네? 혼자요?"


"응 별거 아니잖아?"


"음.. 그래도...저도 같이 해결사인데.."


"카구라도 쉬고있잖아? 그니까 이 때 너도 쉬어둬, 너 츠우 콘서트 투어도 가야되서 바쁘다며"


"긴상, 뭔일 있어요?"


"아니? 진짜 그냥 너 휴가니까 하는말이야. 이럴땐 그냥 네 감사합니다 하고 그냥 가는게 더 좋아보인다 신파치-"

 


긴토키의 말에 신파치는 어쩔수 없다는듯이 웃으며 네네~ 감사합니다 하곤 또다시 잔소리를 시작했다.
아까 보니까 설거지도그렇고 집안꼴이 엉망이라고요! 그리고 세탁건조대는 쓰고 난 후에 바로바로 접어서

놓으라고 했잖아요! 그의 잔소리가 다시 쏟아져 나오자 긴토키는 네네- 잘못했습니다 하곤 황급히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생각이 쓸데없이 많아지는것이였다. 긴토키는 이상하게 그의 의뢰에 응하고 싶지 않았다. 찾아주면 왠지 그냥 그대로 떠날거같은 기분이 들었다. 단호하게 안한다고 말할걸그랬나.. 아니면 찾아줘야 하나? 나 지금 이기적인 생각인건가? 아니지 어차피 길지도 않은 기간인데- 아닌가 이건 이기적인 내 생각인가
그러고보니 새삼 같이 있을 시간도 길지 않다는걸 깨달았다.

 


도착한 집엔 막 도착했는지 식탁위에 자신이 써놓은 메모를 보던중이였는지 손에들고 자신을 보는 그를 보

곤 성큼성큼 들어가 그를 와락 껴안았다.

 


"뭐.. 뭐예요?"


"..."

 

"놔요 이거 징그럽게 왜이래요"


그가 긴토키를 밀쳐내려고 품에서 꼼지락대자 긴토키는 더욱 꽈악 끌어안았다.

 

"형씨- 이거 놓으라는 말 안들려요?"


그는 서서히 힘을 풀었다. 그리고 소고는 그런 긴토키를 뿌리치고는 물었다.


"밥 먹고 온다면서요?"


"아.."

 

"이 쪽지는 뭐예요? 누굴 초등학생으로 보는거예요?"

 

밥먹고 올지도 모르니까 꼭 챙겨먹어- 라니 소고가 그 쪽지를 소리내어 읽으며 웃었다.

 

 

"응? 아.. 아니 혹시 몰라서"


"뭐야 나 빼놓고 맛있는거 먹은거예요? 칫"

 

그는 긴토키를 흘겨보며 투덜거렸다.


"아..아니 나도 안먹었어 같이 먹자"

 

"이 쪽지는 뭐예요? 누굴 초등학생으로 보는거예요?"

 

이미 밥을 먹고왔는데 한번 더 먹고 있다니.. 이거 완전 사업가들이 점심먹었는데 클라이언트의 점심드셨어요? 같이 먹죠 라는말에 거절못해서 또 먹는 꼴이다. 다행히 그렇게 많이 먹었던건 아니였어서 한그릇쯤 더 먹는거야뭐.. 그는 밥을 입에 우겨넣었다.

 

 

"의뢰인 만난다면서요? 와 진짜 누군진 몰라도 치사하다- 불러내놓고 밥도 안사요?"


"그러게"


"그래서 무슨일인데요?"


"...응? 음.. 그게...왜?"


"재밌는일이면 나도 도와줄까 했죠 심심해서-"


그러게 재밌는일이였으면 나도 너한테 같이 하자고 하려고 했지.. 그는 한숨을 한번 푹 쉬었다.


"할까말까 고민이야 뭔가 재미도없어보이고 좀 그래서"


"형씨 아직 살만한가보네요 재미없다는 이유로 의뢰를 거절할정도면?"


"네에네에- 살만합니다"


"형씨가 이러니까 돈이 없는거예요"


"오키타군 나랑 같이 해결사 할래?"


그가 밥을 억지로 먹던걸 멈추고 그에게 물었다.


"아니요"


"예상은 했지만 너무 바로 대답하는거 아냐? 생각하는 척이라도 좀 해주지"


그는 볼멘소리로 투덜투덜거렸다.

 

 

 

 

 


어느덧 축제날이 다가왔다. 전에 같이 가자고 했었던 터라, 원래 축제같은걸 그렇게 즐기는 타입은 아니였지만 그날은 좀 설레이고 있었다. 신파치가 같이 가자고 제안해왔지만 선약이있다며 거절했다. 그의 대답에 신파치는 소스랏치게 놀라며 혹시 여자친구라도 생긴건 아니냐며 난리를 피웠다. 물론 그런건아니라며 적당히 달랬다.


긴토키와는 약간 다르게 소고는 다가온 축제에 조금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날 아침까지 진짜 가도 되나 하고 걱정하고 있었다. 축제를 좋아하긴 했지만 상황도 상황이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아마도 신센구미가 올거란 걸 알았다. 그 상황들 때문에 본인이 생각해도 본인 답지않게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그 날 아침부터 긴토키와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은 긴토키의 설득에 못이겨 축제가 시작하는 저녁 시간에 맞춰 도착할수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 곳은 가기전엔 기분이 별로 안좋았던 사람들도 그 분위기에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축제를 찾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둘은 도착하자마자 어렵지않게 신센구미의 일행을 바로 볼수 있었다.


"와- 저러고 있으니까 진짜 뭔가 좀 있어보이는데요? 우리들?"


"우리들? 아 신센구미 말하는거냐?"


"네"


"저러고 뒤에선 얼간이짓 하고 있겠지뭐"


"형씨 뭔가 말하는게 히지카타 같네요"


"난 마요라랑은 다르거든?"


"..일안하고 쉬는건 좋은데..."


"..?"


"이럴땐 뭔가 기분이 좀 이상하네요"


"무슨?"


"그런거 같아요, 일이 있을때 땡땡이치는건 좋은데 그냥 마냥 쉬니까 싫은거요- 그리고 뭐랄까 짧지만 그

래도 멀리서 보고있으니까 소속감이 없어진 기분이랄까-"


"너 역시 머리가 좀 이상해졌구나?"


답지 않게 사뭇진지하면서도 살짝 가라앉은 그를 보곤 긴토키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봐요"


갓을 쓰고 있어서 표정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것 쯤은 직감할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동시에 다시 고민했다. 나 어떻게 해야하지?


그 생각을 잠깐 하는 찰나- 소고는 긴토키가 자신 때문에 가고싶은 축제에 와서도 살짝 숙연해졌다는걸 인식하고 팔목을 잡아끌었다.


"게임하러가요 내기할래요 형씨?"

 

 

 

 

 

 

 


해결사 녀석 뭔가 석연치 않단말이야- 그냥 내버려두지그래? 라고 묻는 그 녀석의 말이 자꾸 거슬려 그는 고민이 많았다. 맘에 안들지만 그래도 과정은 엉망진창이지만 결과론적으로는 확실하게 일을 해결해 주는 녀석이였는데 이번은 왜이리 찜찜한 구석이 있는지 알수 없었다.


축제 보안담당이라- 축제때 보안을 담당할때마다 그녀석 맨날 땡땡이 치곤 했었는데..

화려한 불빛과 시끄러운 사람들- 그러고보니 에도에 올라와서 신센구미를 결성하고 나선 제대로 축제도 못 즐겼던것 같다. 전엔 맘편하게 게임같은것도 하고 그랬었는데

 

배치를 완료한 후, 머리도 식힐겸 산책이나 할까 해서 길을 그나마 사람이 좀 적은 길로 걷는중 그는 유우를 만났다. 그녀는 그를 찾아다닌것 같았다. 두리번 거리다 그를 발견하곤 환하게 웃으며 뛰어왔기 때문이다.

 

"어 왔어?"


"네- 부장님 축젠데 못 즐겨서 아쉽진 않으세요?"


"나야뭐 항상이런데 뭘"


"저.. 드릴말씀이.."


"뭔데?"

 

 

 

 

 


무슨게임으로 어떤 내기를 할지, 한참 나름 활발하게 얘기하며 걷던중 소고는 히지카타와 그녀를 발견했다.

 

그리곤 긴토키가 했던 이야기를 같이 떠올렸다. 둘이 사귀는거 아니야?
그러고보니 축제인데 둘이 이야기..? 가서 일이나 할것이지-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긴토키에게 말했다.

 


"형씨- 나 쟤네 얘기하는거 듣고싶어요"


소고가 가리키는 쪽을 본 긴토키는 자신이 전에 봤던 그 둘이 있는걸 보고 그 역시도 흥미를 가졌다. 그리곤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고보니 내가 전에 얘기 했었지? 쟤네 뭐 있다니까? 봐- 축제때도 둘이 얘기하고있잖아"


그 말에 소고는 그냥 긴토키를 한번 쳐다보고는 별말은 하지 않았다.


긴토키와 소고는 어수선하게 엉클어진 수풀틈에 숨어서 그 둘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뭔데? 할말이"


"저.. 전에 말씀드렸던...거 말이예요"


"어떤거?"


"저..부장님 좋아해요"


"아"


그는 그제야 생각났다는듯이 대답하곤 담배를 한번 후욱 빨아들였다.


"저 진심이예요"


그녀의 그 말에 히지카타는 별 대답은 하지않았다.


"남자와 여자로써 진짜 부장님 좋아해요"


"아쉽네 그거"


뜻을 알수 없는 대답에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네?"


"내가 너에게 듣고싶은 말은 그런말이 아닌데"


"...네?"


"다른 할말... 있지않아?"


"..."


"너 아픈몸이고 하니까 시간을 준거야. 근데 말할생각은 없나보네-"

 

히지카타의 말에 그녀는 온몸이 굳은듯 꼼짝 할수가 없었다. 무슨...


"그녀석 그런짓 할 녀석 아닌거 알아- 벌을 준건 그녀석이 아무말을 안했기 때문이지 널 믿은건아니야"


"...."


"그래, 백보양보해서 니가 정말로 피해를 입었다고 치자, 그래도 난 그녀석 편에 서야하는 입장이거든"


"...에..?"


"하지만 그녀석이 그럴리없고 지금 니가 당황하는걸 보니 니가 피해자는 아닌것같네"


"저.. 부장님"


"아쉽다 나는 니가 싫진않았는데-"


"저기.. 부장님"

 

"시간은 줄게 신센구미에서 나가"

 

"..."


"너에게도 여기 있는게 좋진않잖아? 병을 앓고 있는 사람 데리고 더 이상 마찰 일으키고싶지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