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혼/융해점 完

[카무오키] 융해점 9

burts : 버츠 2015. 10. 26. 23:51

 

  

 

 

 

 

 

 

 

 

 

 

 

 

 

 

 

도망?

나랑 도망가자고?

  

철장 사이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슬프다 못해 애처롭다. 나를 위해서 저런 표정을 지어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지만 이상하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네가.. 가겠다고 하면 난 지금이라도..."

  

"..."

  

".... 지금이라도.. 너랑 도망갈 수 있어"

  

"...."

  

지랄

  

이 녀석은 두렵다. 어떻게 해서든 나를 빼낸다면 빼낼 수야 있지만(이건 그냥 내 생각이다.) 그 이후에 제 자신이 입을 타격과, 또한 내가 입을 타격을 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저 답지 않게 도망갈까? 하고 묻는 것이다. 히지카타는 철장 사이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잡아달라는 듯이, 다소 힘없게. 하지만 나는 손을 내밀지 않았다.

  

"... 손 줘봐"

  

그가 말했지만 그 말에도 나는 그냥 차가운 눈으로 이 녀석이 내민 손을 멀뚱히 쳐다보다가 말했다.

  

"안 가"

  

"... 응?"

  

"너랑 안 간다고"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니까 빨리 꺼내줘"

 

 

 

 

 

 

* * *

 

 

 

 

 

히지카타는 그 자신도 나와 함께 갇힌 듯이 내가 눈을 뜨면 내 옆에 있었다. 이 새끼가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 정도는 나도 안다. 이 날은 더 피곤했는지 나와 그의 사이에 있는 차가운 철장에 등을 기대 고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그런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새삼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그래도 괜찮아. 너는 나를 위해 이런 희생을 하는 것을 좋아하잖아. 너 스스로가 자처해 왔잖아.

  

거칠해진 피부, 그리고 항상 올곧은 어깨와 등이 새삼 그날따라 너무도 많은 고민과, 많은 짐을 짊어진 듯 힘겨워 보여서 내심 이 가운데의 철장이 없었다면 한번 안아주고 싶다 하는 나답지 않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동시에 같이 도망치자고 한 말이 진심이던 아니었든 간에, 말이라도 같이 가겠다고 할 걸 그랬나 아까 내밀었던 손을 못 이기는 척 잡아줄 걸 그랬나 하고 약간의 후회를 잠깐 품기도 했다. 아... 내가 미친 거지.

 

 

 

 

 

 

* * *

 

 

 

 

  

이틀 뒤, 문이 열렸다. 처음 보는 얼굴의 몇 명이 나에게 나오라고 말했다. 사실 정말 나를 꺼낼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이 들었는데 정말 나를 빼내다니, 새삼 대단하다. 그 둘의 뒤를 따라가자 히지카타가 내 앞에 와서 섰다. 그리고는 내 팔을 붙잡고는 막무가내로 나를 데리고 제 방으로 끌고 갔다.

  

"근신이야 너. 기간 동안 조용히 지내"

  

"... 응"

  

"왜 자꾸 네가 불안하지?"

  

"... 내가 뭐"

  

"불안해 그냥"

  

언제까지나 제 품 안의 범위에서만 내가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돌이켜보면 나쁜 짓을 했어도 제복을 입고 경찰 신분에 맞게, 다소 거칠었지만 악당을 퇴치한다는 개념 안에서 날뛰었던 내가 범죄라는 사탕을 처음 맛봤다는 것을 그가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았다. 할 말이 끝난 듯 가만히 서있는 그를 보고 돌아간다고 말하고 뒤돌자 그가 날 잡으면서 말했다.

  

"나랑 있어 당분간"

  

"..."

  

"왜? 방 치워놨어? 죽은 줄 알고?"

  

텅 빈 방을 상상하곤 괜스레 우스워서 피식 웃었다.

  

"아니 손 하나 까딱 안 했어"

  

"근데?"

  

"불안해. 나랑 같이 있어"

  

뭐가 불안하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혼자가 되었을 때 종종 찾아오는 그 악당의 잔상이 나를 미치게 할 것만 같아서 잠자코 끄덕였다. 그는 그런 나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분명 편안하다. 누군가에게 쫓길 염려도 없고,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도 없고, 내가 누구인지 감춰야 한다는 강박도 없이, 내 옆에 있는 나에게만 한없이 물러터진 권력자와 나란히 누워 같은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매서운 눈매, 날카로운 콧날, 빛이 발하면 진한 녹색으로 빛을 발하는 머리칼, 다소 거칠어진 피부임에도 여전히 잘생긴 이 새끼, 그리고 청색을 띤 회색 눈동자.. 내가 제 옆에 있음을 확인해서 안심했는지 다시 눈을 스르르 감는다. 그리고는 잠꼬대하듯이 중얼거렸다.

  

"... 다행..이야...."

  

분명히 편안하고, 더 없이 따뜻했지만 자꾸만 나는 무언가가 풀리지 않는 듯한 답답함에 계속 몸을 뒤척였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일어나 앉았다. 새벽인 듯 고요한 공기 소리와 새파란 느낌이 살짝 으스스했다. 비가 오나? 싶게 습한 것 같기도 하고.. 이 녀석의 방을 살짝 둘러보다가 이 녀석의 책상에 다가가서 앉았다. 성격답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역시나 주인을 닮았구나 하고 수긍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한 번도 볼 생각도 없고, 본 적도 없는 이 녀석의 두꺼운 서류들.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픈 기분이다. 하지만, 직감이라는 것이었을까? 수많은 서류 뭉치중 하나를 그냥 빼내어 펼쳤을 때, 나는 새벽의 공기와 동화해 온몸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집단 학살 사건에 대한 보고서. 악당 녀석의 정보가 들어있는 서류였다.

  

괜히 뒤척이는 히지카타의 움직임에 놀라서 흠칫했다가, 조심스럽게 그 안을 들여다보았다. 얇은 종이 한 장을 넘기는 것일 뿐인데 왜 이렇게 손이 떨리는지 도둑질을 하는 듯한 느낌에 조마조마해하면서 이 녀석은 도대체 어떻게 있는지, 이 서류에 기록되어있는 정보가 혹시나 내 예상과 같이 이상한 인체실험에 의한 보고서는 아닐지 하는 불안함이 나를 뒤덮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누나가 죽었을 때 이후로 알지 못했었는데.. 울음소리가 날 것 같아서 떨리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눈시울이 뜨겁게 타는 것을 느꼈다. 그 감옥의 호실 번호로 보이는 숫자가 적혀 있고, 사진은 없었다. 죄목 만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다 어디에서 있었던 일인지 모두 다 알고 있는 일이었는데, 죄목 중의 하나에는 새로 뒤집어쓴 죄목도 하나 있었다.

  

 

 

[납치한 경찰을 동화시켜 죄를 짓게 했다.]

[어떤 수법을 사용했는지는 아무도 모르나, 그 경찰의 취조 결과 그는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림. 실제로 매춘굴 학살 살인사건의 경우 증인이 된 어떤 한 아이는 그 경찰은 친절했다고 말하면서 혹시나 죽진 않았냐고 묻기도 했다.]

[그가 경찰임을 알고 있어서 의도치 않게 악당과 그를 집에 재워주고도 살아난 노인은 그 경찰에게선 전혀 살의가 없었다고 증언]

  

 

 

이 부분은 히지카타가 힘을 썼다는 것을 알았다.

  

뒷장으로 넘길수록, 사건에 대한 기록만이 주욱 나열되어 있었고, 그의 과거 행적까지 함께 들여다보았다. 하루사메 단장이었구나.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이 녀석의 과거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특이사항란에 적어진 것을 보니 그 안에서는 이상하리만큼 고분고분해서 의아했다고 쓰여 있었다. 웃는 얼굴이 선하다는 느낌보다는 소름 끼치는 느낌이다 하고 쓰여있는 구절을 보자 그 녀석을 새삼스레 다시 마주치고 싶었다. 굉장히 여유로운 모습이며, 가끔 그 앞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는데 그 부분을 읽고 나는 슬그머니 웃었다.

  

 

  

[여유로운 모습이 특징, 고분고분하지만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는 평]

[특정 인물 A(오키타 소고)에 대해서 가끔 묻기도 하는데 왜 묻는지 알 수 없는 질문을 함]

[특정 인물과의 관계가 어떤지, 주로 어떤 평판을 받고 있는지,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등등 사소한 질문]

[한 대원이 되려 그에게 관계를 묻자 잠깐 고민하더니 그냥 웃었다고 함.]

  

 

 

나에 대해서 물었다니. 그 부분에서 왠지 모르게 기뻤다.

  

 

[특정 인물 B(히지카타 토시로)에 대해서도 묻는 듯 한 행동을 보임. 특정 인물 B(히지카타 토시로)는 이 범인을 알지도 못하고, 본적도 없다고 하지만 이 범인은 특정 인물 B(히지카타 토시로)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를 함]  

[이름은 모르는지 몇몇의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그에 대해서도 물음]

  

  

히지카타에 대해서 물어봤다.. 라.. 물론 아무도 대답 같은 건 해주지 않았겠지만 왜 그가 히지카타에 대해서 물었을까? 그리고 나는 그 순간 알았다. 아.. 나와 히지카타의 사이를 부러워하고 있구나.. 전에 둔영에 있었을 때 내가 히지카타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내가 히지카타에게 잡혔던 그때에, 내가 아무 동작도 취하지 못한 채 얼어 있었던 그 순간이 그에겐 나름 충격이었는지도. 순순히 잡혀온 이유는 나의 선택을 보려 한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이유일 지도 모르지만 내 멋대로 생각했다.

  

뒷장을 휙휙 넘기다 보니 중간에 끼워져 있는 종이 한 장. 인체실험 동의서 등등 그에게 의사를 묻는 서류는 아니고, 막부 측의 동의서였다. 싸인이 되어 있는 날짜를 확인하니 오늘 날짜여서 안심했다. 서류의 한가운데에 집행 날짜가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오늘부터 5일 후였다.

  

건방진 새끼. 감히 나를 시험하려 들어? 당장이라도 눈앞에 마주 앉혀 놓고 대가리라도 한대 날려주고 싶은 기분이다. 말 그대로 이 새끼는 씨발 새끼였다. 그냥 놔둬도 이 새끼는 저가 알아서 나올 거라는 믿음은 강했지만 그냥 이 새끼가 나를 두고 시험하려 들고 있다는 것이 화가 났다.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도, 내가 저를 선택하지 않으면 어쩌려고? 내가 가지 않으면 어쩌려고? 그리고 혹시나 잘못돼서 정말로 인체실험 대상이 되어버리면 어쩌려고? 건방진 새끼야. 심지어 나는 나에 대해서 부정하며,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너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웠는데. 뭐.. 혹시나 다시 만나면 이건 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나올 것이라는 믿음 하에 했던 행동이라고 변명하겠지만.

  

나는 서류를 다시 책상에 꽂아놓고 잠자리에 누워서 나를 기만하고 있는 악당의 태도가 왜인지 모르게 자꾸 화가 나서 한참을 생각했다.

 

 

 

 

 

* * *

 

 

 

 

 

다음 날 나는 전처럼 신센구미의 제복을 입고서 앉아 있었다. 아직 나는 근신 중이고, 그래서 당당히 1번대 대장으로써 회의를 참석한다거나 하는 것은 하지 못 했다. 히지카타는 나에게 저를 따라오라고,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니 드라이브도 할 겸 순찰을 가자고 했지만 나는 그냥 조용히 둔영에서 있겠다고 말했다.

  

"... 그래? 그럼 경위서나 쓰던지"

  

거절한 나에게 그가 말했고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투덜대면서 내 옆을 떠나는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자료실에 가서 경위서라는 글만 써놓은 채로 앉아서 쓰려고 뾰족하게 깎은 연필을 굴리다가 어디부터 어떻게 무얼 써야 하는지 하나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평소처럼 그냥 안대를 쓰고 그대로 엎드렸다. 나를 믿어서 나를 위해주는 히지카타와, 저에게 올 것이라고 나를 확신하면서 나를 끌어당기는 그 악당.. 그 사이에서 나는 같잖게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거 들었어?"

  

"뭐?"

  

"히지카타 부장님이 오키타 대장.."

  

"야야야, 저기 오키타 대장 있잖아!"

  

"자는 거 아냐?"

  

"어쨌든 목소리 낮춰!"

  

"아.. 주의할게. 암튼 부장님 이번에 완전 막부의 모든 사람들에게 질타 받았었다잖아"

  

"왜?"

  

"너도 알잖아. 오키타 대장.. 솔직히 아직 증거도 부족하고 용의자 선상에서 유력한데도 혼자 끝까지 엄청 우겼다나 봐. 근데 부장님이 평소에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한 번은 믿어주겠다는 식으로 됐나봐. 그런데도 오키타 대장 근신 먹은 거 보면 아직 미심쩍다는 것 같아, 아무래도 사건이 사건인 만큼 좋은 눈으로 보진 않았겠지. 부장님도 참.... 아, 혹시 보고서 봤어? 그 사형인 수용소에 잡힌 그 녀석이 오키타 대장에 대해서 묻는다잖아. 아아, 거기 지키던 대원도 너무 이상해서 물어봤데 정말 오키타 대장은 정말로 죄를 짓지 않았냐, 너 혼자 저지른 일이냐 하고 물었더니 아 재수없어. 화가 나려고 해. 죽여버릴까? 하고 웃으면서 말했데. 또라이 새끼 같지 않냐..? 네가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어? 그거 물어본 새끼는 아예 기겁해서 도망쳤데.. 그 또라이 새끼의 생각이야 내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재수 없어 화가 나려고 해 죽여버릴까? 이거 나한테 하는 말이지? 빌어먹을 악당 새끼야. 나도 지금 널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나 있거든?

 

"... 흐음 확실히 좀 이상하긴 해"

  

안대를 쓰고 있어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부의 사정이 이렇구나 하는 것은 알았다. 어제 보고서도 훔쳐봤었으니까. 날 억지로라도 믿어주는 건 히지카타 너뿐이었구나.

  

"근신기간 끝나면 다시 아무렇지 않게 1번대 대장으로 돌아오는 거야?"

  

"음... 복잡한 뭔가는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까? 하여간 같은 범죄자라 하더라도 뒤에서 힘써주는 사람이 있으면 빠져나가기도 쉬워"

  

이런 말들이 오갈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히지카타 너는. 그리고 내가 이런 말을 들으면 상처받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고. 하지만 나는 상처고 뭐고 일단 그 악당과의 만남으로써 본래 있던 이 곳에서 올바른 치열에 덧니처럼 튀어나와 잡아 뽑아버려야만 하는 존재였다.

  

키득거리는 대원들. 뒤에서 그런 수근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저 대원들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곳에 있기에 너무나 동떨어진 존재가 되어버렸다. 내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미 그 악당 녀석과 처음에 입술을 맞대고 키스를 하는 그 순간 녹아버린 나의 죄책감이, 그래서 비집고 나와 버린 나의 가시가, 이젠 더 억누를 수 없이 커져버린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그들을 이해했다. 저 새끼들이 저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내가 지금 열 받아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하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나에게 어떤 무기가 있는지 생각하면서 굴리고 있던 연필을 한 손으로 힘주어 쥐고 있었다. 근신중이라 무기를 빼앗겼기에 망정이지, 내 허리춤에 칼을 차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 들이 나가는 소리를 듣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료실에서 처음, 아니 두 번째로 자료실에서 자료를 찾았다.

  

‘살인자 수용소’

  

제목도 깔끔해서 좋다.

 

 

 

 

 

* * *

  

  

  

 

  

곤도씨는 이런 시점에 출장을 가서 없었고,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히지카타뿐이었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었고, 히지카타는 역시나 그런 내 마음을 여전히 들여다보듯이 내 상태를 알고서 잠시라도 떨어지려 하지 않고서 나를 무척이나 챙겨주었다. 히지카타가 옆에 있을 때는 다른 대원들도 똑같이 전처럼 인사를 하고 예를 갖추며 행동했지만 그런 것들이 이미 나는 다 싫었다. 그날 자료실에서 들은 이야기로 인해서 나는 오히려 히지카타가 나를 감시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히지카타도 마찬가지로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른 짓을 할까 봐 나를 감시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고서 갑자기 그의 행동 역시 이 안에 있는 다른 대원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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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타 수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