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지오키긴] 누구에게나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16
"내려"
억지로 차에 태워서 데리고 온곳은 둔영이였다. 한창 일해야 할 시간에 땡땡이 치다 잡힌거니 억지로 끌고 온것에 대해선 맘에 안들었지만 딱히 할말이 없었다.
그런데 데리고 온곳이 둔영이라니-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다시 히지카타는 손목을 거칠게 잡고 끌고 들어갔다.
"그렇게 안끌고가도 따라갈거니까 이것좀 놔!"
손목을 어찌나 세게 잡고 가는지 뼈가 아려왔다. 소고로써는 왜 그러는지 선뜻 이해가 가는 상황은 아니였다.
"야! 이거 놓으라고 읏.. 아프다고! 진짜아파! 이새끼야 "
누가 봐도 화가 나 보이는 히지카타와 그런 그에게 잡혀 끌려오는 그를 보곤 대원들도 간단히 목례만 하곤 슬슬 자리를 피했다.
걸음이 빨라서그런지 뒤에서 잡혀 끌려오는 소고의 발걸음이 자꾸 엉키어 몇번을 넘어질뻔한게 몇차례. 몇번을 저항했지만 그럴때마다 더욱 거세게 조여오는 손목이 끊어질듯 아파서, 그리고 뒷 모습에서 느껴지는 그의 분노가 그를 약간은 움츠리게 만들었다. 대원들이 아무도 없는 집무실로 끌고와서야 그는 잡고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이자식아 너 이거 보여?"
소고는 잡혀있던 팔목을 보여주며 다그치듯 물었다. 잡혔던 손목에 시퍼렇게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씨발 쪽팔리게 이게뭐야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쉬는 동안 뭐했어?"
"그거 물어보려고 여기에 이렇게 끌고 온 거야?"
"해결사 녀석이랑 뭐했어?"
화가 난 듯한 그의 목소리에 그는 약간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렇게 물어보면 제가 뭐라고 대답을 합니까? 일기라도 써서 가져다줬어야되는건가?"
히지카타는 그의 말에 그의 앞으로 한걸음 다가왔다. 소고 역시 지지않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딴거 물어보려고 여기까지 이런식으로 끌고온거냐고 묻잖아"
"그래 그럼 질문을 바꿔서, 이거 뭔데?"
히지카타는 가까이 다가와 뒷목의 데일밴드를 가리켰다.
"이거 키스마크아냐?"
"...?!"
그 사실을 알고 있을리 없는 소고는 놀란 표정으로 두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곧 웃음을 터트렸다.
"히지카타씨, 드디어 미친겁니까?"
"뭐?"
"아까부터 요시와라를 갔냐느니 뭐 어쩌느니 하는거 보니까- 왜? 나 발정난거같아보여요?"
"..."
"그리고 형씨랑 뭐했냐고 물어보는건 뭡니까? 쓰리썸이라도 했냐고 물어보지 그래?"
비아낭 거리는 그의 말투와 표정에 히지카타는 눈썹을 움찔거렸다.
"지금 내가 너랑 장난하는 걸로 보이나본데.."
"전혀 그렇게 안보여요 근데 이상한 포인트에서 화를 내니까 그렇지"
소고도 그가 화가 났다는건 알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그런 그에게 맞춰주기도 싫었고 자꾸 이상한 이야기를 해대는 히지카타에게 너만 화난거 아냐, 나도 화났어. 라고 말하듯 대들었다.
소고가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오기도하고 그 전에 그가 원하는 확실한 상황설명을 듣지 못해서 인지 그는 화가 풀리지 않았다. 증거보다 더 정확한 감이라는것이 사람에게는 있다고 하듯이 히지카타에게도 그런 비슷한것이 느껴졌다. 해결사 녀석이 이상해 라고
"진짜 이거 물어보려고 이렇게 끌고온거야? 진짜로? 이거완전 바람난 여자한테 다그치는것도 아니고 뭐야?"
소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손자국으로 멍든 손목을 한번 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뭐야- 너 혹시 나한테 꼴리냐? 여자들한테 인기가 그렇게 많아도 다 떨쳐내길래 고자새낀가 했더니 그건
아니였나보네"
평소에도 저런 저질스러운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녀석이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더욱 열받게 하려 일부러 더욱 강하게 쓰고 있다는것 정도는 히지카타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머리로 알고있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만큼 화가 치밀어 오르는게 왜인지 본인도 알수가 없었다. 그날따라 그녀석의 의도대로 화가 점점 더 치밀어 오른 그는 소고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채곤 벽으로 강하게 밀쳤다.
"너 그입 닥쳐 진짜 죽여버리기 전에"
부딪친 머리와 등이 아파서인지 소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곤 제 눈앞에 열받은 표정의 그를 보곤 피식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어? 진짠가보네 장난으로 한 말인데"
같이 지내면서 항상 싸우면서 지냈지만 오늘처럼 이녀석이 얄밉게 느껴진건 처음이였다.
"그래 존나 꼴린다"
그는 홧김에 벽에 몰아 붙인 그의 입술에 거칠게 입을 맞추었다. 생각치도 못한 히지카타의 행동에 소고는 당황했는지 아무저항도하지 못한채 그 순간 멍해지는것을 느꼈다. 도톰한 입술이 아랫입술에 닿아 축축하고 물컹한 것이 입안을 헤집어 오는걸 느꼈을때 옅은 담배향이 은은하게 퍼져왔다. 히지카타의 손이 그의 뒷머리를 가볍게 손가락에 엉켜올때 그는 그제야 이게 무슨일인가 하는 생각만 멍하게 들었다. 가까이 보이는 히지카타의 콧날과 가늘게 떨리는 속눈썹을 본 순간 그는 그제서야 인지했다.
지금 설마 나 이새끼랑 키스하는건가?
둘의 타액이 겹쳐져 츄읍-츄읍 하는 끈덕진 마찰음이 둘만 있는 그 공간을 가득 채웠다.
거칠게 몰아붙인것에 비하면 부드러운 키스에, 그리고 그가 쓰다듬는 머리카락이 간질간질하면서 부드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늘게 뜨고 있던 눈이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내려앉았다.
'토시로씨 옆에 있고 싶어요'
요즘 자꾸만 꿈에 나타나는 그 장면의 마지막 말이 갑자기 머리에 울리며 미츠바의 마지막이, 그리고 마지막 까지 그를 기다렸던 그녀가 떠올랐다.
그녀의 앞에선 순한 양이 되는 소고였지만 그녀가 히지카타를 기다리는걸 느낄때마다 옆에서 괜한 승질을 내곤 했었다. 그런 소고에게 미츠바는 항상 옅은 미소로 답했다. 결국 마지막에도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해보고 세상을 떠났다.
이제와서 히지카타를 원망하는건 아니지만 평생을 기다렸던 그 댓가가 결국 그거야. 바보같이
누나- 누나는 왜 이런자식을 좋아했어?
순간 갑자기 올라오는 강한 반감에 그는 히지카타의 어깨를 강하게 밀쳐냈다. 둘은 서로 약간의 숨을 몰아쉬며
서로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리고 덮쳐오는 역한 기운에 소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헛구역질을 해댔다. 괴로움에 가늘게 떨리는 그의 어깨를 보고 히지카타는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어.. 소..소고 너 괜찮.."
변명이지만 홧김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짓을 했다는게 그도 당황스러웠지만 사실 이 정도의 겪한 반응이 나올거라곤 생각도 못한 히지카타였기에 그런 그에게 급히 다가가 물었다. 히지카타가 조심스레 가늘게 떨리는 그의 어깨를 잡자 그는 그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그리곤 집무실을 뛰쳐나가선 화장실에 변기를 붙잡고 먹은것부터 시작해 누런 위액까지 고통스럽게 게워냈다.
화장실을 지나가던 다른 대원들이 그런 그를 발견하곤 어디 아프냐며 괜찮냐고 물어왔지만 소고는 거칠게 욕과 함께 그냥 빨리 꺼지라고 소리쳤다.
무슨일이냐고 중얼거리며 나오는 대원이 화장실 밖에 멍하니 서있는 히지카타를 발견하곤 다가와 오키타 대장, 어디 아픈거같아요 라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런 대원에게 대충 어어 그래 하고 아무렇지 않은척 대답을 하곤 가보라며 손짓을 했다.
하지만 그 역시도 그에게 다가갈수가 없었다. 밀려오는 죄책감에 왜 그 순간 화를 참지 못했는지, 왜 그런 짓을 해버렸는지 이미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돌이킬수 없는 일에 다가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아가지도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해 한참을 우두커니 서있었다.
'토시로씨 옆에 있고 싶어요'
자꾸 그 말이 머릿속을 맴돌며 그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좀 진정이 됐는지 구역질이 멈추었다. 하지만 일어설 힘이 없어 일어서려다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벽에 기대어 그대로 탈진해 흘러내리듯 한참을 앉아있었다.
히지카타 역시 그녀를 좋아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것도. 그래서 그는 히지카타에게 접근해 왔던 다른 여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유우라는 그 존재가 거슬렸던 것이다. 동생인 자신이 봐도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그가 반할까봐 약간은 무서웠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즈음이였다.
'대장, 아까 순한 표정지으니까 누님하고 굉장히 많이 닮았어요'
닮았다는 말은 그 대원이 아니고도 다른 사람에게도 많이 들었다. 부슈에 살때부터 시작해서 곤도도 그렇고 야마자키도 그렇고 대원들 뿐만이 아니라 그냥 같이 지나가기만 해도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말에 그는 항상 남매인데 닮는게 당연하잖아? 라는 식으로 퉁명스럽게 대답했었다.
오해를 해서 화가났고 도발에 화가났다면 때렸어야지. 평소처럼 죽이려고 달라들었어야지
그 새끼 지금 나를 통해서 누나를 보고있는거야 그래서 나한테 키스한거야 더러운새끼
하지만 곧 키스 했을때의 그와 맞닿았던 입술이, 그가 쓰다듬었던 손길을 자꾸 생각하는 제 자신에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아 몸서리 쳤다. 그리고 그 순간 수만가지의 생각이 드는것이었다.
왜 나는 유우라는 여자랑 히지카타가 사귈까봐 무서웠을까? 평생 누나를 잊지 못했으면 좋겠어서?
그리고 지금 나는 왜 자꾸 그 더러운 새끼가 막무가내로 해온 키스가 자꾸 생각나는걸까....
누나- 누나는 왜 이자식을 좋아했어..
"어라? 소고는?"
아침 회의 시간에 1번대에 소고 대신 앉아있는 부대장을 보고 곤도가 물었다.
"아.. 아프다고 회의는 못오겠다고 하시던데요?"
"아파? 어디가? 어이 토시, 그녀석 어디 아프냐?"
곤도가 부대장에게 말을 듣곤 히지카타에게 물었다.
항상 아침에 깨우는게 일이였기에 당연히 알것이라고 생각하고 물은것이다. 하지만 그날 아침 히지카타는 깨우러 가지 않았다.
안간게 아니라 못갔다고 말하는게 더 정확하겠지만.
나올때 열린 방문을 힐끗봤을때 언제나갔는지 모르게 소고는 이미 나가고 없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그래? 너라면 알것같았는데 회의끝나고 한번 가봐야겠다"
회의엔 크고 작은 사건에 대한 보고, 그리고 새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자료조사 등등 여러가지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그리고 기타 사항으로 부대의 지붕이 망가져 비가 오면 비가 새는 문제로 지붕 수리를 맡겨야 한다는 사소한 문제를 논의 했다.
그리고 그는 짜여진 조를 확인했다. 소고녀석은 오늘 1번대 카미야마와 순찰 이라.. 회의가 끝나고 그는 급히 소고와 같은 조로 짜여진 카미야마를 찾았다. 같이 있으면 그 녀석이 올거라 생각해 붙잡고 얘기라도 해볼 생각으로 카미야마를 불러 일부러 자질구레한
이야기로 시간을 끌어보았지만 소고는 나타나지 않았다.
"부장님 저 이만가봐야되는데요?"
"어.. 어어.. 근데 소고는? 같이 안가?"
"문자남기셨던데요? 데리러 오라고.. 병원가셨나봐요"
히지카타는 담배를 하나 꺼내물며 알겠다고 가보라며 손짓했다.
아프긴, 뻔히 나 피하는거 보이는구만 그는 담배를 한모금 깊이 빨아들였다. 담배도 별로 안땡기는 날이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재털이에 문질러 꺼트렸다.
시끄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긴토키는 아침이라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며 옆에 놓인 시계를 확인했다. 5시 반? 신파치가 왔나 이런 이른시간에? 이런 꼭두새벽에?
그는 하품을 길게 하고는 귀찮은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문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냥 들어오지 뭔 문을 두드리고 그래 하암-"
귀찮은듯이 문을 열곤 눈을 비비곤 눈을 떴을때 그는 소스랏치게 놀랐다.
"역시 자고 있었네요"
생각치도 못한 시간에 생각치도 못한 사람의 등장으로 긴토키는 민망함에 뒷머리를 긁적였다.
"지금이 몇신데 당연히 자고있지 하암-..이 새벽에 왠일이야?"
소고는 안으로 들어가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쇼파에 털썩 누웠다.
"나 여기서 좀 자다가 갈래요"
"응? 상관은 없는데.. 너 여기 왜왔는데?"
"그냥요 안돼요?"
"아니그건 아니지만.. 잘거면 방에가서 편히 자- 같이 잘래?"
긴토키가 아직 잠이 덜깼는지 눈을 부비면서 말했다.
"그러다 진짜 잠들면 완전 자버릴거같아요"
쇼파에 누워선 안대를 꺼내 쓰며 말했다.
긴토키는 누워있는 그에게 다가가 안대를 살짝 위로 올리곤 말했다.
"그냥 편히 자, 내가 깨워줄게 좀 이따 신파치도 오니까 깨워줄꺼야"
긴토키는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긴토키는 시계를 보곤 하품을 하며 아- 이런 이른시간에 일어나는게 말이되? 라고 중얼거렸다.
손을 잡아끄는 긴토키의 손길에 그는 별다른 저항은 하지않았다.
"또 잠 못잤어?"
긴토키가 그의 옆에 누워선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려 덮어주며 잠에 취해 웅얼웅얼 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뭐.."
괜시리 대답을 잠시 망설이곤 옆에 누워있는 긴토키를 힐끗보았다. 피곤해서인지 이미 잠들어있는 그를 보곤 시선을 천장으로 돌렸다.
전에도 잠을 잘 자는 편은 아니였지만 요즘은 눈을 감으면 거대한 바다에 삼켜지듯 두려움이 몰아치는게 숨이 멎을 것같이 답답했다. 두려움 이라는것에 대한 존재를 크게 느껴본적이 별로 없는 그 였기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어째서 그 꿈이 괴로운가? 질문이 또 하나 생겼다. 그리고 꿈속에서 미츠바가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어째서 마주하기 힘든지 자꾸만 생각나는것이었다.
두 눈을 깜빡이며 텅 빈 천장의 벽지 따위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려니 또다시 머릿속은 풀지 못한 질문이 하나하나 되뇌여지며 시끄럽게 충돌하고 있었다.
"뭐야, 또 못자는거야?"
긴토키가 잠에서 깼는지 그를 보곤 웅얼거렸다. 그리곤 이마에 쓴 안대를 끌어내려 씌워주었다.
"신파치는.. 아마 9시반이나 10시쯤 오거든? 그때 깨워줄테니까 얼른자"
긴토키는 이불 속에서 그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니가 뒤척이니까.. 나도 깨잖아"
안대를 써서 보이진 않았지만 쌔액쌔액 하고 울리는 숨소리가 긴토키가 다시 잠들었음을 알려주었다. 소고는 그 손을 뿌리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저 잡은 손이 너무나 따뜻해서 그랬을꺼야
"긴상 이제 깨워야 하는거 아니예요?"
"그러게 깨워야 되는데 너무 곤히 자서.."
...무슨소리지? 그는 중얼대는 사람소리에 안대를 벗어재꼈다. 눈앞에 보이는 약간 낯설은 공간에 순간 여기가 어디지? 하고
생각했다가 이내 새벽에 긴토키의 집에 찾아온 것을 기억해 내곤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발견한 시계의 바늘이 1시를 가리키고 있는것을 보곤 서둘러 핸드폰을 찾았다.
핸드폰엔 부재중전화 23통, 문자 36통. 전부 카미야마였다. 부대에서 나오면서 오늘 같이 나가는 사람을 확인하곤 카미야마에게 만날 장소를 따로 남긴것인데..
"어- 일어났어? 너무 잘자더라 너"
긴토키가 얼빠진 표정으로 한참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말했다. 그는 그를 무시하곤 카미야마에게 온 문자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대장님 저 도착했어요 어디세요?] 부터 시작해서
[연락좀 주세요 제발요] 주로 징징거리는 문자.
[부장님이 물어보시는데 저 뭐라고 해요?ㅜㅜ] 그 문자를 보곤 그는 잠깐 멈추었다. 다음 문자는 대충 얼버무렸다며 담에 맛있는거 사달라는 자질구레한 내용이였다. 그 문자를 보고 그는 약간 안심했다.
"너 잘때 핸드폰 무섭게 울리더라"
"열시쯤에 깨워준다면서요?"
"깨우긴했어- 근데 니가 안일어난거라니까? 어차피 땡땡이 칠거 아냐?"
그 말에 소고는 긴토키를 한번 노려보곤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평소 맨날 일 안하고 놀러다닌건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오늘만큼은 별일없이 일을 끝내고 싶었다. 괜히 히지카타에게 불려가거나 하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뭐 남탓 할 것도 없이 본인 잘못이니 그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카미야마에게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걸었다.
근처에 있었다며 곧 바로 긴토키의 집에 도착한 카미야마를 보고 소고가 긴토키와 신파치에게 인사를 하자 신파치가 소고와 카미야마를 붙잡았다.
"오키타씨, 벌써 가시게요? 점심 먹고가요 다 됐는데"
요리를 하다 왔는지 신파치가 앞치마를 두른채 그에게 다가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옆에서 긴토키도 머리를 긁적이며 그래- 먹고가
라고 인심쓰듯이 말하고 있었다.
얼떨결에 넷이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신파치는 오랜만에 긴상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어서 요리를 열심히 해봤다며 많이 먹으라고 둘에게 웃으며 말했다.
"근데 대장, 왜 여기 있었던 겁니까?"
"아.. 뭐.. 어쩌다보니.. 하하"
카미야마의 물음에 소고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일 끝나고 부장님이 잠깐 보자고 하시던데요?"
"나?"
"네"
카미야마는 단답으로 짧게 대답하고는 곧 긴토키에게 말을 건넸다.
"아참 형씨 요즘 혹시 일 없으시면 저희 지붕수리 하는거 하시면 딱 좋을텐데~"
"응? 지붕수리? 우리 이미 맨날 지붕 수리 하고 다니거든?"
"아 그래요? 저희도 좀 일 많아서 큰데에 맡긴것 같던데 하시면 좋잖아요- 은근히 돈도 잘줄텐데"
"그래? 니네 어디에 맡겼는데?"
신센구미 내부라.. 사실 신센구미 관련 일이라면 죽어도 안한다고 난리를 쳤어야할 긴토키였지만 그 일은 큰 관심을 보였다. '일'이라는 명목으로 맨날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밥을 다 먹은 소고와 카미야마가 가볍게 인사를 하곤 집을 떠나자 신파치가 긴토키에게 물었다.
"긴상, 별일이네요? 신센구미 관련 일이라면 죽어도 안하신다고 하시는거 아니예요?"
"파치야- 우리가 지금 일 가릴때야? 아니니까 그렇지!"
"음.. 애초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긴 있었군요 긴상.."
당연하지! 그는 쇼파에 누워선 어제 읽다만 점프를 다시 꺼내들어서 어디까지 읽었나 페이지를 확인했다.
그러고보니 그날 그렇게 간일에 대해선 물어보지도 못했네
'은혼 > 누구에게나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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