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스독

[다자아쿠] 선택의 대가

2017. 3. 12. 21:13











묵직한 어둠이 반짝이는 별과 함께 내려 앉았다. 포트마피아의 밤은 여전히 시끄럽다. 옆방에선 간부인 나카하라와 코요가 와인을 한 잔씩 하고 있는지 나카하라의 술기운 도는 목소리와 고급 와인잔이 작게 챙,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간간이 울린다. 조용히 웃는 코요의 웃음소리와 더불어 나카하라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보아, 둘이 이야기하는 소재가 또다시 다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다자이 그 새끼는요 제가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죽여버릴 거예요..!

굳게 닫힌 나무 문을 열어젖히려 손잡이에 손을 대었다가 간부들의 대화에 급하지도 않은 보고를 위해 그들의 틈에 끼어드는 것은 조금 무례하게 느껴질까 싶어 서성이며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그냥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들의 대화 소재가 다자이 였기에 돌아갈 수 없었다. 아쿠타가와는 다자이에 관한 이야기라면 무조건적으로 걸음을 멈추고 들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드는지는 모르나, 다자이라는 이름 한 단어만으로 그의 모든 신경이 그 대화로 쏠리는 것은 그의 안에 다자이가 특별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문 너머에서의 대화소리는 크진 않았지만 주의를 집중한 아쿠타가와가 듣기엔 충분했다. 누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다자이 그 새끼에게 놀아나는 것은 정말이지 지긋지긋하다고요, 제가 잡았다고 생각하면 그 새끼는 제 머리 꼭대기에 있다니까요? 다음에 만나면 진짜로 죽여버릴 거예요. 후후.. 여전히 사이가 좋구나? 흥, 이게 좋은 걸로 보이십니까? 아 참, 그리고 오늘 있었던 임무 말이에요. 보스는 그 임무가 그렇게 탐탁지는 않았던 모양이에요.. 그들의 대화가 다른 소재로 넘어갔을 때서야 아쿠타가와는 보고를 내일 아침에 하자고 결론짓고는 걸음을 옮겼다.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다자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아쿠타가와는 다자이와 파트너를 맺었었던 나카하라에게 인호에게 느끼는 질투와는 조금 다른.. 질투와 부러움이 뒤섞인, 질투라고도 할 수 있고 열등감이라고 할 수도 있는 이상한 감정을 느낌과 동시에, 그 마음을 감히 질투라고도, 열등감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미묘함을 느끼고 있었다. 결코 질투...는 아니었다. 다자이에게 저렇게 함부로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감히 견습생 주제가 간부급에게 질투라거나 열등감같이 추잡한 감정을 느끼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나카하라가 다자이에게 놀아나며 다자이에 한해서는 물렁해 보일지 몰라도 어찌 되었든 간부라는 직책의 사람이기에 아랫사람에게는 가차없고 냉철한 성격이었다. 아쿠타가와는 그런 나카하라에게 항상 조금은 겁을 먹고 있다. 전에 자신의 상사로 있었던 다자이와도 조금은 다른 느낌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다자이를 향하고 있는 그의 여러 가지 뒤섞인 감정은 모두 인호에게 향하고 있었다. 자신보다 약하고 잘나지도 않은 그런 녀석에게 자신에겐 그렇게 가차없던 다자이가 주는 그 다정한 시선을 볼 때마다 견딜 수 없는 치욕이 곁들어, 볼 때마다 꽉 쥔 주먹이 파르르 떨린다. 어째서 다자이는 탐정단의 그 호랑이 녀석에게는 우수하다고 인정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에 대해서는 항상 날카로운 말들만 던지시는가... 실제로 인호와 싸워본 적도 있었지만 결코 그 녀석에 비해 자신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화가 치미는 것이었다. 차라리 나카하라처럼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의 차이가 있었다면 의외로 쿨하게 인정했을지도 모른다.

다자이라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포트마피아로 잡아 왔을 때도 그랬다. 그 여유 있는 표정과 흥얼거리는 콧노래.. 다른 이들이 그곳에 감금되었을 때는 제아무리 자존심 세고 잘난 사람이라고 한들 이빨이 딱딱 부딪히는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떨곤 했다. 하지만 그는 곧 닥쳐올 시커먼 죽음이 눈앞에까지 왔을 터인데도 웃어 보이는 여유 만만한 표정과 그 눈빛이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었다.
...사실은 오래간만에 재회한 부하인 자신에게 조금 더 따뜻한 말을 바랐기에 더욱 억울하고 답답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쿠타가와의 마음을 다자이는 훤히 꿰뚫어보고 있었으리라. 일부러 내뱉듯이 꽂아 넣는 그의 비수는 맞을 때마다 너무도 무겁게, 그 어떤 공격보다 그를 휘청이게 하는 것이었다. 화가 나서 주먹을 휘둘러댔지만 다자이라면 자신이 던진 비수에 맞고 움찔하는 그의 몸부림이었다는 것조차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째서 소생에게는 잔인하신 것입니까?

그는 조용한 방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노트를 펼쳤다. 그 노트는 어찌나 많이 봤는지 이미 너덜너덜했고, 안엔 서투른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는 인호에 대해 알아본 정보와 자신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치밀하게 비교하고 있었다. 그가 모은 정보는 이미 거의 완성되어 있었으며 바로 전날 분석을 끝냈다. 그와 인호는 별 차이는 없었다. 강한 것도 아쿠타가와 본인 쪽이 더 강했고 눈에 또렷이 보이는 차이라면 한 가지였다. 인호는 포트마피아가 아닌 것. 그리고 자신은 아직 포트마피아에 속해 있는, 모두가 말하는 악당 집단의 수족이라는 것이었다.

다자이 역시 몸담고 있던 포트마피아를 떠나지 않았는가.

사람은 누구나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하는 생물이다. 다자이 역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자신의 악한 본성을 억누른 채로 탐정단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역시 못할 이유란 없다. 다자이씨는 이 포트마피아 족속들을 다 싫어하는 거야...! 보스도, 나카하라씨도, 나도, 코요씨도 모두...! 이 살인 집단들에게서 나는 특유의 비린 시뻘건 피 냄새를 극하게 증오하고 있는 것이리라. 아쿠타가와 자신에게도 이미 쩔을 대로 쩔어서 씻어도 씻어도 씻겨나가지 않을 악취가 베여있었지만 그것은 다자이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인호와 자신의 그 확고한 차이점에 대해서 확신하고 인정하며 아쿠타가와는 인호에 대한 자료를 모으면서부터 어렴풋이 짐작하며 고민했던 문제의 고민을 끝냈다. 포트마피아를 나가자..! 물론 그것은 무엇보다도 무모하고 성공 할 거라는 보장도 없으며, 최악의 경우에 받는 고문이나 사형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서라도 그는 다자이에게 상냥한 한마디를 꼭 듣고 싶었을 뿐이다. 표현이 서투른 자신이기에 상사로 있었던 그에게 항상 멋대로 날뛰며 제대로 말해 본 적도 없지만 이제 동등한, 인호와 동등한 입장에 서서 그에게 꼭.. 인정받고 싶다.. 그것만이 현재 그의 머릿속에 가득 차서 견딜 수가 없는 것이었다. 과거에 그와 두터운 친분을 쌓아가고 있던 오다사쿠라는 그 말단의 죽음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그 영향으로 다자이 역시 지금의 아쿠타가와처럼 변하기로 마음먹었을 것이다.


현재 죄목이 겹쳐있는 아쿠타가와는 이런 상황에 자신이 도망치게 된다면 이 조직의 전체가 자신을 잡으려 혈안이 될 것을 안다. 만약 이곳에서 나가서 도망치다가 다자이를 만나지도 못하고 잡혀 사형당하면 어떻게 하지..? 그것은 최악이다. 아쿠타가와는 고개를 흔들며 방을 왔다 갔다 하다가, 다음 날 저녁, 용기를 내어 간부인 나카하라를 찾아가기로 했다.




나카하라는 보스와 회의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본인이 아끼는 와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벽에 가만히 진열되어 있는 와인. 주로 핏빛을 말갛게 띄운 와인이 전시되어 있는 그 진열장은 얼마나 열심히 관리를 했는지 먼지 하나가 없이 깔끔했다. 나카하라는 말버릇과 행동, 습관 모두 조금 과격한 편이었지만 좋아하는 다른 것들은 주로 얌전하고 기품이 느껴지는 것들을 좋아했다. 콧노래를 부르며 와인의 연도를 확인하는 그의 뒤에 서서는 그가 말을 꺼낼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나카하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는 어, 아쿠타가와구나. 하고 말하며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야, 보고인가? 해"
"... 임무는 완수했습니다. 잡은 포로들은 어제 지하의 감옥에 가두어 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그래 수고했어."

보통이라면 나가보겠다며 인사를 하고 나가야 할 그가 자리를 옮기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자 이상하게 생각한 나카하라는 뒤를 돌아 그를 쳐다보았다.

"뭐야? 끝이 아닌가?"
"... 저. 드릴 말씀이..."
"원래 나에게 할 말이 그렇게 많았던가?"
".. 아닙니다. 하지만.."
"해봐"

나카하라는 조금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 소생은 포트마피아를 나가려 합니다"

한참 와인병을 익숙하게 살펴보던 그는 놀란 듯이 아쿠타가와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 직후 조용히 변하는 그 표정은 도무지 읽을 수 없었기에 아쿠타가와는 눈을 잠시 마주쳤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 그걸 나에게 말하는 이유가 뭔가? 잡아달라는 건가? 아니면 죽여달라는 건가?"
"... 아닙니다."
"말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 계속해보게"
"이런 말을.. 나카하라씨에게 해도 될지 사실 감이 오지 않습니다만 사실 ...소생은 다자이씨를 존경..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자이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지금까지 줄 곳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번 다자이씨를 마주치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흐음. 뭘 깨달았는데?"
"다자이씨가 저를 그렇게나 인정하지 않으시는 이유, 아니, 싫어하시는 이유...는 역시 제가 포트마피아 안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어느새 깨닫게 되었습니다.."
".. 그런가? 그래서 포트마피아를 나가겠다? 그렇게나 다자이를 생각하고 있었나? 하여간 다자이 그 새끼는 진작에 죽여버렸어야 했어. 그 새끼 때문에 조직을 배신하고 나간다는 사람도 나오고 말이야"
"...... 소생은 죽음이 두렵지는 않습니다만.. 다자이씨와 만나서 이야기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버린다면.. 정말이지 개 죽음이 될 것 같아 너무 두렵습니다."
"그래서?"
"만약 제가 여기에서 도망친다면.. 아마도 소생을 잡으라고 명령을 하게 되실 분은 나카하라씨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소생에게 약간의 시간이라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하는 바입니다.."

나카하라는 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어이없다는 듯이 웃어버렸다. 피식 웃는 것도 아니고, 정말이지 박장대소를 하며 웃어댔다. 아하하하 아쿠타가와, 자네 원래 이렇게 재밌는 사람이었나? 아하하하하 그는 무엇이 우스운지 한참을 그렇게 웃다가 그의 앞에 저벅저벅 걸어왔다. 당연하겠지만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다. 나카하라는 다가와서는 아쿠타가와의 멱살을 움켜쥐고 말했다.

"자네, 잘 알고 있구만.. 그 말을 나에게 꺼낸 순간부터 이미 자네는 배신자야.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을 생각해서, 내 특별히 조금은 사정을 봐주도록 하지. 이틀 주겠네. 이틀 후에 나에게 잡혔을 때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참 궁금하구만. 그럼, 빨리 내 앞에서 꺼지는 게 좋지 않을까?"

밀치듯이 과격하게 그의 옷자락을 놓은 나카하라는 그를 향해서 여유 있게 웃어 보이며 다시 말했다.

"그때 나에게 잡히면 꼭 다자이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려주게나"

웃으며 스르르 변하는 표정을 보며 아쿠타가와는 그 말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등을 돌려서 황급히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려던 말은 이미 뱉었다..! 나카하라에게 포트마피아를 떠나겠다고 통보해버렸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처럼 요동치기 시작했다. 시간도 벌었다. 하지만 역시 저렇게 말해놓고도 뒤에서 곧바로 자신을 칠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포트마피아의 간부가 아닌가? 게다가 이 조직의 최고의 체술을 구사하는 사람이다. 인간의 변덕이란 알 수가 없다고, 갑작스러운 찰나에 마음이 변해 자신을 잽싸게 쫓아올지도 모른다.. 달아나는 그의 발은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자꾸만 힘이 풀려오며 꼬이기 시작했다. 아쿠타가와씨 저기 다음 임무가.. 하고 아래의 부하들이 성급하게 나가는 아쿠타가와를 붙잡으며 말했다. 그것조차도 두려웠다. 이들에게도 이미 자신이 조직을 배반한 배신자라는 게 다 퍼졌는지도 모른다. 이... 이거 놔! 그는 자신을 붙잡는 부하들의 팔을 마치 미친 사람처럼 성급하게 뿌리치고는, 지나가는 조직의 말단들이 인사를 해오는 것조차 두려워하며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두 시간 후, 발신자가 표시되지 않은 번호로 나카하라에게 연락을 받았다.

[아쿠타가와, 다자이는 잘 찾고 있나? 네 직속 후배인 히구치는 오늘 처형 예정이지만.. 혹시 이틀 후에 같이 집행당하고 싶다면 그 정도의 아량은 베풀어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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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을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조직 안에 있을 때는 정보를 조사하는 조직원들이 많았기에 찾아내기도 쉬웠지만 이젠 뭐든지 본인이 혼자 해가야 하는 것이다. 전에 조직에 있을 적에 알고 있었던 탐정단의 거점을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 보아도 이미 거점을 옮긴 그들의 전 사무실은 휑하니 쓸모없는 이면지들을 휘날리며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느껴지는 후회, 탐정단이 존재하는 거점이라도 알아낸 다음에 통보를 할 걸 그랬나..? 그래봤자 이미 늦었다. 이미 마피아를 배신하겠다고 통보했고, 죄 없는 직속 후배는 자신의 아래에서 자신을 막지 못한 죄를 물으며 고문을 당하다 결국 자신과 함께 처형 당할 것이다. 항상 다자이가 말했던 그의 최고의 단점. 자넨 너무 극단적이고 공격적이며 성급하네. 그것이 지금에서야 커다랗게 그에게 사무치는 것이었다.

시간이 없었다. 이틀.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무엇이라도 해보아야 한다. 문득 떠오르는 장소, 예전에 다자이가 친구라 칭했던 오다사쿠라는 말단과 함께 자주 갔었던 그 술집에 찾아가 보았다. 오래된 술집은 앞에 뽀얀 먼지가 쌓인 네온사인이 희미하게 빛을 발하며 다행히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미 낡을 대로 낡은 그 술집은 운영은 하고 있었지만 단골로 자주 오는 손님 몇 명이 올 뿐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충 한 잔을 시키고 기다렸지만 역시나 다자이는 오지 않았다. 주인에게 조심스레 묻자, 인상이 좋아 보이는 주인은 몇 년 전에 오시고는 그 이후로는 전혀 오시지 않으시던데요? 하고 웃으며 답했다. 아직도 강에 뛰어내리는 것을 특기로 삼고 있지는 않을지, 해서 강 근처를 서성여 보기도 했다. 하지만 강 근처에는 하하호호 웃으며 운동을 하는 가족단위의 사람들만이 돌아다니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뿐이었다. 하 씨발 세상 참 한가하고 평화롭네? 답답하고 막막했다. 도대체 어디에 가서 그를 찾아야 하는지 전혀 감도 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의 이능력은 이럴 때엔 전혀 필요도 없는 쓰레기일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다자이가 조롱하며 했던 말이 떠오른다. 머리 좀 커진 모양이야? 지금이니까 말하지만 자네를 교육하는 데엔 애 좀 먹었지 알아듣기는 지지리도 못하지, 독단 선공만 해대지, 덤으로 그 고물딱지 같은 능력 말이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존경이라는 단어와는 다른 느낌인 것 같았다. 그는 다자이가 자신과 동등한 누군가를 바라봐 주고, 친근하게 대해준다는 것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증오를 느껴왔던 것이었다. 전에 알고 있었던 다자이의 친구인 오다사쿠도 그러했고, 지금의 인호도 마찬가지였다. 포트마피아를 나가겠다고 말했을 때에 나카하라가 비웃듯이 자네 그렇게나 다자이를 생각하고 있었나? 하고 말했던 것이 다시금 떠올랐다. 아니 아니, 분명히 그럴 리는 없지만.. 다자이는 분명 매력적인 사람이다. 우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었고 그가 교육할 적에 힘들었다고 말한 것만큼 아쿠타가와 역시 그를 알 수 없었기에 방황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에 대해 품고 있는 이 일방적인 그리움은.. 어떻게 정리해야 좋을지 모르는 퍼즐 조각처럼 정리되지 않는 것이었다.

새벽까지 하염없이 반짝이는 거리를 떠돌던 아쿠타가와는 잘 곳을 찾다가 차가운 밤의 이슬을 피하기 위해 노숙자들이 우글거리는 쾌쾌한 다리 아래의 한 틈에 끼어들어서는 몸을 웅크리고서 잠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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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이 하루를 쓰고 이제 남은 하루.

눈을 뜨자 서늘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다자이가 서 있다. 아쿠타가와? 이런 곳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하고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기다란 손을 내밀어오는, 그런 기적 같은 일을 꿈꾸며 찌르는 햇살에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밤을 같이 지세웠던 노숙자들이 자리를 옮겨 텅 비어 있는 휑한 강변만이 드넓게 펼쳐 있었다. 영화에 나오는 그런 기가 막힌 우연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다자이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지 못하고 죽어버릴 것이다.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아쿠타가와는 다자이를 만나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하면 포트마피아에게서 자신을 지켜줄지도 모른다는 옅은 기대를 서서히 품고 있었다. 다자이는 위기에 처한 자신을 모르는 척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 이상한 확신..! 포트마피아에서 빠져나온 자신을 보고 웃으면서 포트마피아에서 나올 정도로 굳은 의지를 품었느냐며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면서 웃어주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이지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이 기쁠 것 같았다. 아니면.. 그가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는 동반자살..! 서로 목을 졸라도 좋고 함께 너무 파랗다 못해 속이 검은, 물의 온도마저 살이 얼어붙을 만큼 차가운 강에 뛰어들어도 좋다. 죽기 직전까지 서로를 꼬옥 끌어안고서 서서히 숨이 멎어가는 것.. 태양의 옅은 빛이 비치는 그곳에서 서로를 바라보면 그 무엇보다 낭만적일 것이다. 아니면, 함께 손을 잡고 가장 높은 건물의 꼭대기 층에 올라가는 것도 좋다. 손을 잡고 함께 탄 엘리베이터에서 마지막까지 조용한 적막과 함께 고요히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고요한 소음만이 잔잔하게 울릴 것이고, 맞잡은 손의 온도는 가장 높은 온도일 것이다. 건물의 꼭대기에서 마지막 도시의 풍경을 함께 천천히 감상한 다음, 입이라도 맞춘 후 망설임 없이 뛰어내린다면...! 흘러내리는 자신과 그의 뇌수를 마지막까지 지켜보며, 서서히 눈을 감더라도 그 붉은 선혈과 그의 적갈색 눈동자를 마지막으로 보며 서서히 사라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죽음이 아닌가....


입을 맞춘다... 라... 무슨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인가! 하고 스스로를 다그치다가도 잠깐 상상했던 그 염상이 너무나도 강하게 남아버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었다. 그 정리되지 않은 그리움. 그 그리움의 다른 이름이 사랑이었는가?






이미 위험인물로 수배 중인 그는 경찰서의 도움 같은 것은 절대로 받을 수가 없는 위험인물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눈을 피해야 했기에 제대로 무엇 하나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의 반나절이 지나가자 포트마피아의 말단들이 그를 찾아내어 포위했다. 포트마피아 내부에서 그를 잡아오라는 지령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단들만을 보냈다는 것은.. 나카하라 본인이 직접 움직이는 시간은 아마도 반나절 이후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명령을 내린 것은 아마 보스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런 말단 놈들은 자신이 움찔하기만 해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꼴사나운 태도들을 보였다. 그런 그 말단들을 뒤로하며 다시 또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다자이를 찾아 나섰다.

몇 시간이 남지 않자 그는 완전히 초조함에 먹혀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혹시나 우연이라도 그를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에 지나가는 아무나를 붙잡고는 혹시..! 다자이 씨를 아시나요? 다자이 오사무라고.. 긴 베이지색코트를 입고 다니는..!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구 묻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두들 그런 그의 행동에 놀라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거나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에 포위당하기 일쑤였다. 베이지 색상의 코트를 입은 사람이라면 아무나 붙잡고 다자이인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그가 애타게 찾는 다자이는 그의 눈앞에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아아, 틀렸어. 이대로는 안돼..! 시간을 더 벌어야 했다. 나카하라는 분명히 무서울 정도로 강한 사람이지만 맞붙었을 때 운이 좋다면 도망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은 무모할지도 모르는 생각을 하며 그는 서둘러 주위를 정신없이 헤매기 시작했다.


자정이 되기까지 2시간이 남았다. 새까만 밤 하늘이 무심하기만 하였다. 결국.. 이렇게까지 포트마피아를 탈출했는데도, 하늘은 다자이와 만나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숨을까? 어디로? 그래봤자 포트마피아는 금방 찾아낼 것이었다. 혹시 발신기나 추적장치가 붙어 있을까 무서워 모든 옷을 다 털고 뒤져보기도 했지만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포트마피아의 검은 눈동자는 항상 생각지 못한 곳에서 예리한 바늘로, 단번에 노리는 먹잇감의 숨통을 끊었다. 항상 실행해왔던 그가 그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아...! 이제 끝났구나.. 하루 종일 경찰에 둘러싸이고, 포트마피아의 말단들에게 둘러 쌓이기를 반복한 그는 너무나도 지쳐있었다. 터덜터덜 걸어 눈앞에 바로 보이는 공원의 벤치에 털썩 앉았다. 거친 숨과 함께 다자이씨.. 다자이씨.. 하고 신음처럼 다자이의 이름만을 반복해서 부를 뿐이었다. 혹시나 지나가는 사람 중에 다자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 때문이었다. 물론 나타나지 않을 것이지만..

얼마 후, 저벅저벅하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었다. 시간을 보자 11시 49분. 벤치에 앉은 그의 뒤에서 어깨를 탁하고 잡는 그 손에 살기가 어려있는 것을 느끼자 돌아볼 필요도 없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나카하라였다.

"... 꼴이 말이 아니군그래. 그래서 다자이를 만났나?"
"... 만나지 못했습니다"
"역시"
".... 나카하라씨...... 조금만 시간을... 더 주시면...."

"..."

"이대로는.. 안됩니다... 저 다자이씨를 꼭 만나야....."


나카하라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다 죽어가는 병자처럼 더듬더듬 말하는 그를 보며 담배를 하나 꺼내어 불을 붙였다. 그런 나카하라를 바라보며 아쿠타가와는 다시 물었다.


"....혼자 오셨습니까?"

애써 여유 있는 척을 해보지만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서서히 잠식한다는 그 쎄한 느낌은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혼자면 뭐 도망이라도 치게? 그런데 어쩌나. 혼자가 아닌데"

나카하라는 무엇이 우스운지 쿡쿡 웃었다.

"나도 이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남은 몇 십분은 쉬고 있으라고"

나카하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벤치를 뒤로 한 후에 공원의 어둑하게 으슥한 나무가 무성한 곳으로 들어갔다. 아쿠타가와가 자신을 버려두고 가는 나카하라를 보고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뒤쪽에서 갑자기 나카하라가 아닌 다른 이의 목소리가 들리었다.


"츄우야~ 여기 있지? 담배 피우는 거야?"

벤치의 뒤에서 들리는 그 익숙한 음성. 그건 그가 그동안 애타게 찾아 헤매던 다자이였다. 벤치의 등받이 때문인지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는 듯했다. 일부러 불러준 것인가? 하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본 그는 그 모습으로 만으로도 얼어버렸다.

맨날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그 둘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자신에게 항상 엄하고 심한 말만 하던 다자이는 나카하라 앞에서는 있는 대로 흐물흐물해져서는 꼬옥 끌어안고 있었다. 츄야 무슨 일 없었어? 와인 마실 때 다음엔 나도 불러야 해! 취하고 나서 전화하는 것도 좋지만 말이야~ 하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다자이와, 좀 닥쳐봐 하고 무심하게 담배를 피우는 나카하라..

그런 그 둘을 바라보는 아쿠타가와는 그 모습을 보며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그나저나 네놈,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츄야가 있는 곳은 내가 항상 알고 있다구"
"잘 왔어. 너 만나고 싶다는 새끼가 있어서"
"누구? 설마 자살할 생각이 있는 미인을 알아봐 준다더니 알아봐 준 거야? 이제 미인은 됐는데"

다자이는 나카하라의 허리를 감으면서 가만히 있으라는 나카하라의 저항에도 계속 장난으로 받아들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저렇게 웃는 다자이를 아쿠타가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저렇게 웃어주기도 하는구나.. 하고 넋을 잃은 듯이 바라보는 그의 앞으로 나카하라는 다자이를 끌고 왔다. 벤치에 있는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로 나카하라의 옆에서 츄야~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이대로 자살하러 가는 거야? 강? 아니면 산? 하고 실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끌려오는 그는 벤치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아쿠타가와와 눈이 마주치자 방금 전 실없는 바보 같은 표정에서 곧 서서히 표정이 굳어졌다.

"... 아쿠타가와?"
"아... 다... 다자이... 씨...!"
"... 뭐야? 츄야. 왜.. 아쿠타가와를.."
"오늘 연행해 가야 할 포트마피아의 배신자야."
"흐음.. 그렇게 되었어?"
"꼭 너와 이야기는 하고 나서 끌려가고 싶다길래. 하, 난 정말 마음이 넓다니까"

나카하라는 아쿠타가와에게 웃으면서 자신은 담배를 피우고 올테니 둘이 이야기를 나누라고 말했다. 다자이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며 아쿠타가와에게 자신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 내키지 않는 표정은 나카하라와의 시간을 방해했다는 귀찮음에 빨리 말하고 끝내라는 암묵적인 공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아쿠타가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가 잡은 모든 방향은 틀어져 있었으며 이미 돌이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포트마피아를 나왔습니다. 이제 저도 이런.... 뒷 세계 조직이 아닌 사람으로 살아가려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저도 인호처럼 되고 싶어서.. 다자이씨에게 조금이라도 눈길을 받고 싶어서.....라고 말을 하려고 준비를 했었지만 다자이가 마음이 향해 있었던 것은 나카하라였다는 것을 알아버리자 이 모든 것이 소용이 없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에게 무심했던 것은 자신이 포트마피아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조직을 배반했고, 자신을 잡으러 온 조직의 자객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 끼고서 여유 있게 나타났다. 아쿠타가와는 자신의 앞에서 조금 의아하다는 표정을 보이는 다자이에게 목소리를 떨며 물었다.

"저... 다자이.. 씨... 어떻게 했으면.. 소생을.. 조금은 마음에 들어 하셨겠습니까..."
".. 마음에 들었겠냐고? 흠... 글쎄...."

다자이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성의 없게 대답했다.

"..... 포트마피아를 나오면... 다자이씨가 저를 조금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까.. 해서..."
".. 내가? 나 때문에 나온 거야?"
"... 저, 다자이씨를 줄곧 사..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상사로 계실 적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조금은 봐주실까 생각도 많이 했고.. 잘 모르셨겠지만...."

떨면서 말하는 그의 앞에서 다자이는 그 어떤 표정도 보이지 않고, 당황하지도 않고 팔짱을 낀 채로 서서 벤치에 앉아 있는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전히 따스한 눈빛은 아니었다. 전에 교육을 받을 때에 주먹을 날리며 총을 쏘던 때와 같이 얼어붙은 시선이었다. 일방적인 선택의 대가란 이렇게 차가운 것이었다. 그렇다. 다자이는 한 번도 그에게 포트마피아의 일원이기에 싫다고 말한 적은 없었으며, 이런 커다란 선택을 하면 조금은 너를 좋아해 주겠다는 언지를 준 적도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다자이는 그가 어떤 행동을 어떻게 했던지 마음을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쿠타가와가 얻고자 하는 것은 어떠한 행동과 노력을 통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화는 끝났나?"

나카하라는 그 둘에게 천천히 다가와서는 말했다. 다자이는 옆에 온 그를 보며 헤벌레 웃으면서, 응 끝났어~ 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가자 아쿠타가와"

나카하라가 전화기를 들자 거대한 수송차량이 다 때려 부술 기세로 빠르게 달려와서 대기하는 것을 보고, 그렇게 찾던 다자이가 아무 표정 없이 팔짱을 끼고서 잡혀가는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것을 보며 이제 죽음이고 뭐고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힘이 쭉 빠진 그의 육체 안에 있는 정신만이 아득하게 외칠뿐이다. 왜 애초에 얻을 수 없는 사람의 밑에 소생을 두시어 저를 이렇게 나락으로 끌어내리셨습니까. 그리고 감히 질투조차 용납되지 않는 거대한 상대를 그의 애인으로 두시어 비참하게 하십니까. 차라리 마지막까지 만나지 못한 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저를 데려가시지, 어째서 더 절망적으로 그가 사랑할 때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까지 보여주시고 소생을 끌어내리십니까.

 덜컹거리는 수송 차량에서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
"악취미야. 츄야. 저 상태의 아쿠타가와를 왜 나에게 데려온 거야?"
"내가 데려왔다니? 말은 바로시지, 네가 온 거잖아"
"너와 아쿠타가와가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쿠타가와까지 만날 생각은 없었어."
"뭐.. 불쌍하잖아. 사랑하는 너 새끼한테 인정받고 싶어서 목숨도 아깝지 않으시다면서 죽을 각오까지 하고 포트마피아에서 나간다는데. 너를 보지 못하고 죽으면 개죽음이 될 것 같다잖냐"
"말해주지 그랬어? 마피아인 신분의 문제가 아니라고"
"마음은 넓지만... 알다시피 그렇게 자상하진 않아서"

다자이는 피식 웃고는 나카하라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알고 있었구나? 아쿠타가와 그 녀석.. 나 엄청 쫓아다녔어. 네가 준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나 찾는 답시고 정신 잃은 사람처럼 돌아다니는 거 보고 정말이지 눈물 없인 바라볼 수가 없더라. 아하, 그러셔? 나도 봤어 아주 가슴이 미어지던데 그래? 눈물이라도 흘리면서 앞에 나타나주지 그랬어? 맘에도 없는 소리 하네? 그랬으면 츄야가 바로 낚아채갔을 거잖아. 다자이는 씨익 웃었다. 나카하라는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다자이의 팔을 툭 쳐냈고 다자이는 웃으면서 뭐야아, 원하는 데로 한 건데 왜 그래? 하고는 다시 어깨를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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