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캄압/히지오키 요소 주의*



34











30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시간에 30분이라는 시간을 걸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긴급이다. 얼마나 급한 일이길래 이런 짧은 시간에 모두를 소집하는 걸까? 핸드폰을 보면서 이상하게 머뭇거렸다. 좋은 느낌은 아니다. 잡고 있던 손잡이를 놓고서 제복으로 갈아입기 위해서 신발을 벗었다.

도착한 회의실에는 나를 제외한 모두가 자리에 앉아서 들어오는 나를 돌아보았다. 늘 지각을 하는 나였지만 이번엔 늦게 온 것도 아니었는데 모두가 그 전에 온 것처럼 자리에 정돈되어 앉아있는 것도 이상했고, 이상한 정적과 함께 맞이하는 수많은 눈빛들이 괜히 의심스럽기까지 하였다. 어두운 회의실의 스크린에는 내가 잡겠다며 히지카타에게 내밀었던 카무이의 사진이 밝은 빛과 함께 띄워져 있었다. 장난스러운 표정을 보니 언제 찍었었나 궁금해진다. 놀이공원이었나?

"어서와, 앉아"

히지카타는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위의 다른 대장들의 눈치를 은근히 신경 쓰며 자리에 앉았다. 내가 자리에 앉자 열려 있었던 문이 철컥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힌다.

"급하게 모두를 소집한 건, 다름이 아니라 1번대 오키타 대장이 나에게 보고한 납치범을 잡기 위해서다. 이 사진의 인물이지. 다음은 이 녀석의 프로필이다"

히지카타가 화면을 넘기자 상당히 많이 비어있는 카무이 녀석의 프로필이 공개되었다. 내가 상상한 그림이 아닌데다가, 이렇게 크게 모두에게 공개되기까지 해서 상당히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나는 벌떡 일어서서는 말했다.

"이건...! 나 혼자 잡겠다고 분명히 말했을텐데... 왜 이렇게 공개 하는 거야?!"

"지금 회의 중이야. 그렇게 격 없이 이야기 하지 마"

히지카타의 무뚝뚝한 표정과 말투가 나의 기세를 짓눌러버렸고, 한풀 꺽인 나는 침을 한번 삼키고서 다시 말했다.

"....제가 정보를 넘긴.. 저...저 사람은 분명 제가 혼자 잡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분명 그랬지만 혼자가 잡기엔 분명 버거울 수도 있다는 판단과, 만약 실패하게 된다면 그때 받는 타격도 상당하기 때문에 모두와 함께 하는게 낫다는 결론이야.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

히지카타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며 약간 뜸을 들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 당사자와는 어떤 사이지? 친분이 있다고는 했는데"

"...아... 그건.."​

"뭐, 자세히 묻지 않을게. 친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잡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한거지?"

 

분명 히지카타의 말이 맞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히지카타 다운 행동은 아니다. 평소에 냉철한 히지카타라면 이렇게 다급하게 진행하진 않을 텐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내가 시간을 끌었던 것은 시덥잖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탓이었다.

"...아.. 물론 그렇기야 하지만... 나.. 아니 저 역시 실패의 위험 때문에.."

"그런 이유라면 지금 당장도 가능하겠네. 친분이 있다면 연락처도 알고 있겠네"

"......"

"핸드폰 잠깐 줘봐"

 

히지카타는 저벅저벅 걸어와서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입에 문 담배. 위에서 내려다보는 강압적인 눈빛. 오랜만이다. 나는 약간의 뜸을 들인 후 핸드폰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뭐가 의심스러워서 이러는진 모르겠지만,.. 맞아. 연락처 저장되어 있어. 꽤나 자주 연락하는 사이야"

"그렇다면 지금 당장 여기에서, 우리 모두가 듣는 이 자리에서 전화해. 이 곳으로 오라고 해. 적당한 변명은 나보다 네가 더 잘 만드니까 걱정 안해도 되지?"

 

히지카타는 내 핸드폰을 옆의 대장에게 넘겼다. 그러자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에 연결하고서는 나를 쳐다본다. 왜 지금 나는 고민하는 거지? 이미 히지카타에게 사진을 넘긴 순간부터 이 녀석을 버리기로 결심한 게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우리의 관계는 살짝 고체가 될 뻔한 액체에 가깝다. 끈적하면서도 손 안에는 쉽게 가둬지지 않는 액체였던 것이다. 굳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흘려보내기도 쉽다. 약간의 정 이라고 착각했던 그런 이상한 감정 같은 것들은 지금 바로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내면 그만인데...

 

핸드폰이 설치된 곳으로 가서는 '카무이' 라는 이름 옆에 있는 전화기 버튼을 눌렀다. 통화 연결음이 회의실에 가득 울린다. 감정이란 이상했다. 모두 흘려보낸다고 하더라도 흘려지지 않는 모양이다. 나도 모르는 내 안에서 '지금은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고 외치는 한 줄기의 외침이 있었던 것이다. 받지마... 전화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받지마

 

[응! 왜?]

 

내 바람과는 달리 카무이는 한참의 신호음 후에 천진난만하게 전화를 받았다.

 

"아.. 아니 뭐하나 해서"

[뭐지? 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그냥 궁금해서. 지금 뭐하고 있어?"

[너랑 통화하고 있잖아. 하하]

 

히지카타는 종이에 글씨를 써서 보여주었다. 그 종이엔 이렇게 써있었다. 이 곳으로 오라고 해.

 

"...딱히 바쁘지 않으면 잠깐 이 쪽으로 올 수 있어?"

[어딘데?]

"전에 너 한번 왔었지? 내가... 전에 한번 오라고 한 적 있었잖아"

[아. 전에? 응응]

"여기로 와. 얼마나 걸려?"

[음... 한 20분? 근데 왜 오라는 거야?]

"아.. 어 그니까.. 내가 너무 일찍 나와버렸어. 심심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해도 어색하게 횡설수설했다. 전화기 너머로 카무이는 내 말을 말없이 듣고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흔쾌히 그래! 알았어! 하고 밝게 대답했다. 전화가 끊기자 히지카타는 핸드폰을 집어 들며, 우선 자신이 가지고 있겠다고 말했다. 나를 감시하겠다는 건가? 내가 범죄자라도 된 기분이었다.

 

"이리와"

 

히지카타는 내 팔목을 덥썩 잡으며 제 쪽으로 나를 거칠게 끌어당겼다. 나도 모르게 히지카타 쪽으로 몸의 중심이 향하며 가슴팍에 머리를 찧었다. 왜 그러냐며 거칠게 한 소리 하려고 히지카타를 홱 올려다보는데, 나와 눈이 마주친 히지카타는 다시 거칠게 일으켜 잡으며 말했다.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








-

" 개수작이야"

"수작 같은 거 아니야. 단장 너야말로 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했어? 나한테 한마디라도 해주지"

아부토와 나 사이에선 정적이 흘렀다.

 

아부토가 가지고 온 것은 다름 아닌 경찰 내부의 사건 파일이었다. 경찰 내부에 잠입해 있는 스파이를 통해서 연락 받았다고 했다.

 

"단장 넌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단장이라는 정체까지 숨기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수배한다는 지시까지 떨어지냐고"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조직의 이름이 아닌 개인적으로는 얌전하게 있었다고"

"얌전하게 지냈다는 놈이 수배까지 떨어지냐? 게다가 지금 회의하고 있는 중이라는데 이렇게 회의까지 열린 거면 꽤나 큰 사건의 용의자라는 거잖아."

"그런 일 없다니까?"

 

길길이 날뛰는 아부토의 말을 들으며 곰곰히 곱씹어 보았다. 내가 하루사메 안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딱히 튀는 짓을 한 적이 없으니 정말로 없다. 하루사메, 그리고 집. 거의 다른 곳으로 간 적도 없고. 누굴 때린 적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 오키타를 때린 적은 있었지만.. 그건.... 음...

 

"아! 있긴 한데... 그게 그렇게 회의까지 열릴 정도로 큰일은 아니야. 게다가 좀 지난 일이고.. 네가 심어놓은 녀석이 잘못 체크한 거 같은데"

"그래. 그럴지도 몰라서 내가 자세히 상황 보내라고 했으니까 기다려봐"

 

얼마 후, 어떤 한 명이 서류 봉투를 들고 문을 두드렸다. 핸드폰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황에는 직접 종이에 몰래 복사해서 넣어서 보내기도 했는데 지금 상황이 그러한 듯 했다. 아부토는 받은 서류 봉투를 거칠게 뜯으며 말했다.

 

"회의록이야. 이걸 보면 대충 어떤 상황인지 알겠지"

 

아부토는 두툼한 종이 뭉치를 넘겨가면서 회의록을 눈으로 쭉 훑다가 소리내어 읽었다.

 

"이름 카무이 나이 18살. 다른 나머지 정보는 정확하지 않으나, 어떤 조직에 몸 담고 있음. 부국장(히지카타 토시로) 납치 사건 때에 도움을 주었으며 그 전부터 하루사메와 연결되어 있음이 확인되었음. 보고자. 오키타 소고"

"....뭐?"

"하... 네 녀석이 하루사메의 단장이라는 게 써 있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 인가? 아니지. 다행이라고 할게 뭐 있어? 어차피 너 잡아 넣겠다고 보고한 건데.... 어떻게 된 거야? 납치사건 이야기는 뭐야? 도움을 줬다는 게 뭔 소리냐고"

"...마지막에... 다시 읽어봐. 보고자가 누구라고?"

"오키타 소고"

 

말도 안돼. 아부토가 들고 있던 회의록을 거칠게 빼앗았다. 아부토는 지금 장난을 치고 있었다. 지금 내 반응을 보는 거야. 이미 나와 오키타의 사이를 눈치챘고, 내가 위험하게 경찰이랑 같이 지내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그냥 단순한 설득으로는 절대로 내가 돌아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이렇게 자극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거야. 지금 이 회의록을 조작한 후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혹시나 거짓말을 하는지 사실을 말하는지 내 입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마치 내 같잖은 부모라도 되는 것처럼.

"...언제부터 알았어?"

"뭘?"

"이 새끼.. 언제부터 알았냐고"

 

마지막에 쓰여 있는 '오키타 소고' 라는 글씨를 툭툭 치며 물었다.

 

"언제부터라니. 경찰인데다가 1번대 대장이니 대강 알고는 있었지. 가끔 신문에서도 봤고"

"그런 거 말고! 나와의 관계를 언제부터 알았냐고!! 똑바로 말해"

 

거칠게 아부토의 멱살을 잡아채며 말했다. 황당해 하는 표정을 보니 더 열이 뻗친다.

 

"단장.. 너 지금..."

 

아부토는 멱살을 잡은 내 팔목을 잡으며 놓고 이야기 하자고 말하며 어이없어 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 지금 내가 뭐 거짓 정보라도 말하고 있다는 거야?"

"그럼 이 새끼가 어떻게 나한테....."

"이 녀석아, 그 새끼랑 너랑 어떤 관계인지 뭐 그런 거 하나도 몰라. 난 사실만 말하고 있는 거야. 이 손 놓고 차근차근 이야기 하자. 일단 놔"

 

내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멱살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아부토가 내 손을 잡으며 잡고 싶으면 다시 잡으라면서 우선 놓으라고 차분하게 이야기 했다. 아부토라면 충분히 이렇게 나를 진정시키고도 뒤에서 모든 일을 꾸밀 수도 있을 것이다. 잠시 머뭇거리는 나를 보며 아부토는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뭔데. 어떻게 된 거야. 말해봐"

 

그리고 그 때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또 다시 '오키타 소고' 라는 이름이 액정에 뜬 것이다. 힐끗 쳐다보는 아부토의 눈길. 아부토의 눈길을 확인하며 나는 일단 큰 심호흡 후, 진정하고서 전화를 받았다. 대화는 별 게 없었다. 무작정 뭘 하느냐고 물었고, 자신이 전에 불렀던 그 곳으로 와 달라고 말했다. 전화를 끊었다. 복잡하다. 큰 피로함을 느꼈다.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도, 오키타도. 하지만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아니 의심할 정황이 있을 때 이런 전화가 오는 것에 대해 마냥 편하게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멍하니 있었다. 아부토는 나를 쳐다보고는 안 갈거지? 하고 물었다. 아니, 난 지금 당장이라도 뛰어나가고 싶었다. 이 녀석이 지금 처한 상황을 알고 싶었다. 왜 나를 전화를 불렀는지, 회의록의 상황은 뭐였는지, 지금 당장... 내가 생각하는 이상하고 복잡한 오해의 날실들을 끊어달라고..

"가지마. 네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는데, 가면 너 분명히 귀찮아진다? 그 경찰 놈이랑 어떤 관계야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다시 전화 할까? 그리고 물어볼까? 왜 나를 그렇게 불렀는지 이유를 물어볼까? 협박 받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면 지금 이 상황에서.. 회의로 납치 사건을 운운하면서 나를 잡으려고 한다는 것은.... 누나의 남자친구가 있었던 모든 일을 다 말한 건가?...

"아부토"

"그래. 이제 이야기를 좀 할 마음이 들었어?"

"아니. 여기 가둬 놓은 내 동생. 지금 가서 죽여. 그리고 아까 이 새끼랑 통화한 그 장소에 애들 시켜서 버리고 와"

"... 갑자기... 왜..."

"전에 네가 그랬지? 히지카타 그 새끼에게 모든 일을 발설한다면 카구라 죽이겠다고 했잖아. 발설했으니 죽여야지"

".... 이런 짓을 해서 우리에게 득 될게 있는 것도 아닌데.."

"최근에 내가 귀찮아서 죽을 것 같았으니까 이득이지. 명령이야. 죽여서 이 장소에 버리고 와. 이게 내 대답이니까"

 

종이에 대강 위치를 적어서 아부토에게 주었다. 아부토는 종이를 받으면서도 계속 머뭇거렸다.

 

"네가 안 하면 내가 직접 가서 던지고 올 거야. 내가 갈까 네가 갈래?"

 

아부토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할게. 대신 당장은 아니고.... 좀 생각해봐. 내 친구 녀석의 동생을 죽이는 나도....."

"그럼 내가 할게"

"아니 아니..!! 그런 말이 아니잖아! 내 말은... 그니까 작별 인사라도 할 겸 오늘 식사라도 해. 어때?"

 

또 식사를 하라고? 아냐, 나는 오키타와...

....그렇네.. 이제 돌아갈 곳도 좀 애매해진 시점이네.

기분이 이상했다. 확인되지 않은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 여기에 있는 거야. 오늘 하루만.. 하고 계속해서 불안한 나에게 속삭였지만, 왜인지 지금이 마지막 일 것 같은 불안감이 자꾸만 일었다. 우리의 생활은 이렇게, 아무 예고도 없이,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끝나버린 것 같다는 그런 예감. ... 아니야.. 확인 해봐야 해. 분명 뭔가 오해가 있을 거야. 아부토의 조작, 아니면 분명 협박 받고 있는 거야. 아까 전화를 할 때도 좀 이상했잖아. 그래. 아무 일 없어. 약간의 오해가 있는 거야. 일도 이렇게 됐는데..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카구라랑 식사나 해볼까? 다 소용없어진 자신의 무기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 할지.

 

핸드폰엔 시간이 지나서인지 '오키타 소고' 라는 이름으로 또 전화가 왔다. 받아야 하나? 울리는 핸드폰을 들고 쳐다보고 있자 아부토는 나에게 받지 말라고 했다.

 

"순순하게 오겠다고 대답한 네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기 때문에 지금 저 쪽이 초조한거야. 거절이 아닌 무응답이 제일 상대가 열 받게 하는 좋은 방법이야. 받지 마. 핸드폰도 끄지 마. 그냥 그대로 놔둬."

 

아부토의 말대로 했다.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서랍에 넣었다. 나도 약간은 오키타를 의심하고 있었나보다. 아부토의 말에, 아냐! 이 녀석이 그럴리가 없어. 가서 상황을 듣고 와야겠어! 하고 큰소리치지 못하는 걸 보면 완벽하게 그 녀석을 믿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건 아마도.. 아마도 그 녀석이 억지로 쑤셔넣은 내 피부 안에 남아있는 뜨거운 화학약품 탓이고, 가냘픈 믿음과 의심에서 갈등하던 어릴 적의 기억의 탓일 것이다.

캄캄한 서랍. 이 안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안보이겠지. 전화가 오더라도 진동도 소리도 몸 안으로 삭히면서 조용히 '오키타 소고' 라는 글씨만 비춰오겠지. 계속.. 계속 깜빡이겠지..

 

 

 

-

"다시 전화해봐"

 

히지카타가 내민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카무이가 이야기 했던 20분은 이미 훌쩍 지났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기다린 게 벌써 5시간을 훌쩍 넘겨버린 것이다. 너무 많이 전화를 해도 수상하게 생각 할 테니 이번에 전화를 걸고 그 다음 문자를 해보라고 했다. 자꾸만 흘러가는 시간을 보면서 안심했다. 문자는 보냈다. [전화 왜 안 받는데?]

 

완전한 긴장상태를 쭈욱 이어오던 대원들은 3시간이 지나자 이제 오지 않을거라고 확신하며 하품이나 길게 하고 있었다. 이미 사기를 잃은 대원들을 보며 나는 히지카타에게 철수하자고 했다.

 

"히지카타, 무작정 이러지 말고, 조금 더 시간을 두면 되잖아? 지금 꼭 잡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곧 만나니까 그때 잡으면 되잖아?"

 

히지카타는 내 말에 나를 잠깐 보더니 답답한지 잠시만 기다리라며 어디론가 들어갔다. 진범을 잡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 벌써부터 힘 빼야 하는 이유는 뭔데? 그나저나 이 새끼.. 전화는 왜 안 받는 거지? 문자도 답도 없고. 집에 가서 물어봐야겠다.

 










-

"어서 와라 해"

카구라는 게임을 하다가 나를 돌아보았다. 카구라의 옆에 놓여있는 작은 핸드폰. 저걸로 오키타에게 연락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최후의 만찬이다.

오늘은 특별한 식사이니 더 많은 요리를 준비해주었다. 카구라는 기분이 좋은지 식탁에 앉아서는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기분 좋아 보이네?"

"응! 당연하다해! 오늘은 이상하게 게임에서 많이 이겼다해!"

"다른 사람이랑 연락 같은 거 한 적 없어?"

"있다해! 긴쨩이 오늘 연락 왔었다해! 잘 지내냐고. 별 일 없냐구"

"그렇구나. 잘 지낸다고 했어?"

"그렇다해! 오늘도 오빠랑 같이 식사 할 거라고 했다해!"

"다른 전화는 없었어?"

"응. 없었다해!"

 

카구라는 앞에 있는 음식을 정신없이 먹으며 대답했다. 내가 직접 전화하기에 곤란하니까.. 이 녀석을 이용할까? 그렇게 치면 아직 죽이지 말고 조금 더 이용하다가 죽이자.

 

"어떡하지? 하지만 너에게 안 좋은 소식이 있는데"

 

내 말에 카구라는 식사를 하던 손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았다.

 

"왜 그래? 마저 먹으면서 들어"

"..."

 

카구라의 눈동자가 진정하지 못하고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니가 날 협박하고 있던 그 일, 벌써 그쪽에서 알아버렸거든"

 

그 말에 카구라는 포크를 떨어트렸다.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겠지. 나는 옆에 있는 여분의 포크를 손에 쥐어주었다.

 

"왜 그래? 왜 이렇게 불안해하고 그래? 너 답지 않게. 궁금해서 왔어. 네가 다음엔 날 뭘로 협박하려 들려나 궁금하기도 하고.. 네 반응도 궁금하고.."

분명 당황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되려 카구라는 내 말에 눈빛을 되찾으며 말했다.

"...포크는 어쩌다가 떨어트린거다해. 보통 사람들도 가끔 포크는 떨어트린다고"

"그렇겠지"

"협박할게 없어졌지만, 난 별로 아무 생각 없다해. 내가 오빠한테 많은 걸 바란 것도 아니고"

"..."

"날 하루사메로 영입해라. 후회 안 할거다해"


어이없게 당당한 모습에 할말을 잃었다. 내가 언제든지 자신을 없앨거라는 생각은 못하는 건가?


"....생각해볼게. 저기에 있는 네 핸드폰 가지고 와"

 

카구라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조금은 느릿느릿하게 핸드폰을 주워가지고 왔다. 그리고는 나에게 내밀었다. 받은 핸드폰을 열어보니 긴쨩이라고 저장되어있는 사람과 문자를 주고받은 문자가 있었고, 아직 읽지 않은 문자로 '사디' 라고 저장되어있는 사람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사디가 누구야?"

"누구긴? 오빠랑 같이 사는 그 놈이다해"

 

문자를 열어보자 이렇게 문자가 와 있었다.

[혹시 네 오빠라는 사람. 오늘 만난 적 있어?]

 

"답장해. 왜 물어보냐고. 보내기 버튼은 내가 누를거니까 그대로 줘."

 

카구라는 내 눈치를 보며 핸드폰을 가져가서는 손가락을 움직여 문자를 써서는 나에게 주었다.

 

[그런 걸 왜 물어보냐 해?]

[그냥 궁금해서]

[먼저 연락은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 해?]

[나도 내가 먼저 할 일이 생길 줄은 몰랐어]

[우리 오빠는 어떻게 알았냐해?]

[나도 방금 들었어]

[오빠라면 아까 만났다 해]

[그래? 상태 어때 보였어?]

[그냥 똑같던데? 오빠 잡아넣기라도 하려고 했냐 해? 그렇다면 나도 좀 도와달라해]

[도와달라는 건 또 무슨 소리야?]

[뭐..나도 거의 갇혀 있다해. 근데 진짜로 잡으려는 거냐해?]

[해결사 말로는 잘 지내고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뭔 이상 있는 거야?]

[너 사디 맞냐해?]

[그럼 누구겠어?]

[흠..]

[너 그 새끼 만나면 한번 물어봐 줘. 왜 내 연락 안 받는지]

 

"다음은 뭐라고 쓰냐 해?"

 

카구라는 나에게 물었다. 카구라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으며 이제 됐다고 말했다. 방금 카구라와 문자를 주고 받은 사람.. 정말 오키타일까? 왜 연락을 받지 않는지 물어봐달라는 문자를 한참 보고 있을 때 카구라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 저 문자 쓰는 사람 그 새끼 아니다해"

 

그리고는 내 손에 든 핸드폰을 빼앗아서는 스피커 모드로 전화 버튼을 눌렀다. 상대가 전화를 받자 카구라는 말했다.

 

"어이 사디, 경찰나리께서 왜 내가 도와달라는 말에는 답이 없는거냐해"

"...."

"그거 직무유기다해, 역시 월급 도둑이야"

"...."

"왜 말이 없냐해? 받았으면 말을 하라해"

 

상대 쪽 전화기에서는 약간의 소음 외에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미세하게 사람들의 움직임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일부러 말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쯤은 알았다. 카구라도 말이 없자 오키타 쪽에서 먼저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어지자 카구라는 말했다.

 

"긴쨩을 부를때 이 새끼는 '해결사' 라고만 호칭하진 않는다해, 해결사 형씨, 혹은 형씨 라고 부른다해"

 

집에 가야겠다. 가서 이야기를 들어야겠어. 비슷한 입장인거야. 우리 둘 모두. 연락할 수단은 모두 끊어졌고 감시당하고 있는거야. 지금 오키타도 수많은 눈들을 피해서 어떻게 하면 나에게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거야.. 아마 방금 카구라의 전화를 받아든 그 사람을 보면서도.. 자신의 핸드폰이 울릴 때 혹시나 내가 아닐까 하고 걱정하고 있을 거고.... 오늘 새벽에 집에 가야겠다. 가서 잠깐만이라도, 오키타가 날 바라보는 그 눈이라도 한번 봐야겠어. 나랑 단 한 번만이라도, 몇 초라도 눈이 마주친다면.. 그렇다면 오키타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카구라의 방에서 나와서 밖에 나왔을 때, 아부토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상냥한 말투로 오늘은 이만 집에 가자고 했다. 별 다른 저항 없이 조용히 아부토를 따랐다. 오늘따라 아부토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들떠보이기도 하고, 뭔가 불안해 보이기도 했다. 오래 비웠다가 돌아온 집은 미리 와서 청소를 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보다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풀썩 누웠다. 아부토는 입을 옷을 꺼내주며 피곤할 텐데 푹 쉬라고 말했다. 건조한 침대의 이불에서 나는 섬유유연제 냄새를 맡으면서 오키타도 이렇게 누워서 나를 기다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바로 내 옆에서 이상한 꿈을 꿨어. 하고 막 잠 깬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웃어 보이는 모습을 상상했다. 지금은 밤이 아닐지도 모른다. 곧 해가 뜰 거야. 부서지는 햇빛 때문에 일어나게 될거야. 듣기 싫은 오키타 녀석의 알람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고... 일어나기 싫다면서 투덜대는 잠꼬대가 옆에서 들릴거야....

어느 순간인가부터 우리가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을 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어떤 꿈도 깨지 않는 꿈은 없는데... 너무 달콤해서 그걸 잊고 있었는지도.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기분 좋은 따스한 물이 쏴아아 하고 쏟아진다. 물줄기가 따갑게 떨어지고 따뜻한 물이 만들어내는 수증기가 내 눈앞을 가린다. 답답했다.

"같이 잘까"

 

샤워 후 나와서는 아래에 펴둔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아부토를 보며 말했다. 아부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대답 없이 나를 쳐다볼 뿐이다.

 

"...그냥 물어봤어. 싫으면..."

"아..아니! 그런 건 아니야....!"

"불 끄고 와"

 

아부토는 불을 끄고서 조금 머뭇거리며 누워있는 내 옆에 배게를 놓았다. 그리고는 잔뜩 긴장한 듯 뻣뻣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눕는다.

 

"...뭔데 이렇게 긴장해?"

"아아아니 내가 오늘 그냥 좀..."

"오늘 엄청 피곤한데......잠이 안 올 것 같아서.. 손 줘봐"

 

아부토는 손을 내밀었다. 오키타의 손에 비해 엄청 크고 손가락이 울퉁불퉁하다.

 

"나 잘 때까지 머리 쓰다듬어줘"

"그거야 뭐....근데 내가 먼저 자버리면 어떡해?"

"죽는거지"

 

아부토는 가볍게 웃고는 내 머리카락에 손을 댔다. 스르르 눈을 감았다. 창문을 통해서 옅게 퍼지는 밤공기가 쓸쓸하다. 생각했다. 지금 아부토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이 꿈이길.... 서랍에 넣어둔 내 핸드폰도 눈을 뜨면 내 옆에 놓여있기를... 아부토는 부드럽게 머리를 쓸어내리면서 조용히 물었다.

"끝까지 말 안 할 거지?"

"...뭘"

"내가 그 경찰이랑 어떤 사이냐고 물어봤었잖아"

"너 이미 알고 있는 거 알아"

"...안다고 하기엔 애매한데... 대충 예상하고 있는 거랑 네가 확실히 이야기 하는 건 다르니까"

​"그러니까 이야기 안 할 거야"

"나쁜 새끼"

"...조사한다거나 뒤를 밟는다거나 하지마"

"죽기 싫으니까 안 해"

"...나 말고 그 새끼도 하지 말라고"

"그럴 가치 없어"

지금 당장 가야겠다. 다시 결심한 건 새벽에 눈을 떴을 때였다. 창문에 걸려있는 옅은 색의 아슬아슬한 초승달이, 옆에서 자고 있는 낯선 아부토가, 방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공기가 모두 나에게 지금이 꿈이 아니라고,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옷장을 뒤져서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옷을 찾았다. 가장 특징없이 무난해 보이는 검은색 후드티와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서 단원 한 명 불러서 태워다 달라고 할까 고민했다가, 괜히 추적이 붙으면 귀찮아지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길가에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세운 뒤, 짧게 주소를 말했다. 택시기사는 조용히 액셀을 밟으며, 이 새벽에 무슨 일 때문에 가십니까? 하고 물었다.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타기 전부터 틀어져 있던 라디오에서는 신센구미 부국장 납치사건의 범인을 찾아서 조사 중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여성 아나운서는 정말이지 세상의 비통함을 모두 짊어진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네, 그렇죠. 하지만 범인이 설마하니 18살이라는 것은 정말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이 아닐 거라는 의심이 많이 제기되고 있긴 합니다만.. 꽤나 중요한 참고인이 있다나봐요. 현재 사람들은 모두 사진을 공개하라고 하는데 아직은 조급하다고 생각했는지 경찰 쪽에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18살 밖에 안된 소년이 단순히 돈 때문에 부국장을 납치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는 합니다. 심지어 부국장 정도를 납치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18살.. 정체도 의도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너무 성급한 조사가 아니냐는 말도 있고 말이에요... 택시기사는 백미러로 나를 힐끗 쳐다보면서, 요즘엔 경찰들도 납치되는 세상이에요. 학생도 어딜 가는지 모르겠지만 조심 하세요~ 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대답 없이 있다가, 아저씨도요. 하고 짧게 대답했다.


조금 먼 곳에서 내려서 집 주위를 살펴보니 이미 사복 입은 경찰들이 그 근처에서 혹시나 올지도 모르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략 눈대중으로만 봤을 때 20~3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주위 저 새끼들.. 비명도 못 지르게 다 죽여 버릴 수 있을까? 저 안에 오키타는 있을까? 조금 실망한 점은 재미없게도 새벽이라서 다들 졸고 있었다는 점이다. 집 근처에서 조금 기웃거리자 어떤 경찰이 다가와서는, 이 근처는 위험하니까 얼른 집에 가라며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다.

 

"왜 위험해요?"

"뉴스 안 봤니? 납치범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장소란다. 심지어 이런 새벽에 왜 돌아다니는 거야? 얼른 집에가라!"

모자를 벗으면서, 말했다.

"그럼 경계를 더 철저하게 하는게 기본 아닌가? 너무 무시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 경찰의 낯빛이 하얗게 질리는 모습을 보면서 모자로 얼굴을 막고 목을 뒤로 꺾었다. 생각 이상으로 너무 쉬웠다. 쓸데없이 많은 경광등의 빨간 불빛 때문에 은근히 주위가 산만했고, 적당한 소음도 있었으며, 졸다가 일어난 경찰들은 모두 말문이 막혀서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집 문 앞까지 가는데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손에 묻은 피와 쓰러진 경찰들의 시신을 피해가며 집 문 앞에 기대어 잠시 차오르는 숨을 돌렸다. 안에 없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오키타의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깊은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희와 비는 항상 함께 온다는 말이 있듯이 안도와 함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서 있는 게 힘들 정도로 멍해졌다. 오키타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말.. 그 옆의 동료와의 대화의 내용이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야, 오키타 대장. 이게 뭔 생고생이야? 애초에 네가 히지카타한테 우쭐거리면서 이 새끼 정보만 안 넘겼어도 이런 일은 없잖아"

"오해하지 마시죠. 난 분명 혼자 잡아오겠다고 한 건데 갑자기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고"

"그럼 혼자 잡아오던가, 시간은 왜 그렇게 길게 잡았어? 그러니까 히지카타가 나선 거 아니냐고"

"나라고 지금 이 상황이 좋은 줄 알아? 나도 좆같다고"

"얼마나 어설프게 전화했으면 그 새끼가 오지도 않냐고. 그 이후로 전화도 안 받고 말야. 하 시발 어쩐지 좀 쉽게 풀린다 했어"

"나도 쉽게 풀릴 줄 알았다고요. 그 새끼가 그렇게 쉽게 눈치 챘을 줄 내가 알았겠어? 전화 상으론 웃으면서 온다고 한 거 같이 들었잖아"

"넌 신뢰를 잃은 거야. 원래라면 그 히지카타가 네가 하겠다는 일에 이렇게 직접 나섰겠냐?"

"닥쳐요"

그 이후에 집엔 어떻게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정신 차려보니 아부토의 집 앞에 와 있었고, 놀라서 뛰어나온 아부토의 멍청한 얼굴이 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손과 얼굴, 그리고 옷에 묻은 피를 보고는 어딜 갔다 왔느냐고 물으며 의미 없이 다친 덴 없냐고 물었다. 힘없이 모자를 벗어서 던지고 터덜터덜 걸어서 다시 침대위에 털썩 누웠다. 아부토는 입고 있는 후드티는 벗고 자라면서 소매를 잡아당겼다. 나에게 꽤나 큰 옷이었기 때문에 옷을 잡아당기는 아부토의 손길에 금세 반나체가 되어 이불을 끌어안고는 잠에 들었다.

애초에 네가 히지카타한테 우쭐거리면서 이 새끼 정보만 안 넘겼어도 이런 일은 없잖아. 오해하지 마시죠. 난 분명 혼자 잡아오겠다고 한 건데 갑자기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고. 그 새끼가 그렇게 쉽게 눈치 챘을 줄 내가 알았겠어? 전화 상으론 웃으면서 온다고 한 거 같이 들었잖아. 애초에 네가 히지카타한테 우쭐거리면서 이 새끼 정보만 안 넘겼어도 이런 일은 없잖아. 오해하지 마시죠. 난 분명 혼자 잡아오겠다고 한 건데 갑자기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고. 그 새끼가 그렇게 쉽게 눈치 챘을 줄 내가 알았겠어? 전화 상으론 웃으면서 온다고 한 거 같이 들었잖아...............정보만... 안...넘겼....이런....없잖... 분명... 혼자....일이...이렇...버렸다고....눈치챘...줄 알았...어..? 전화상으ㄹ...웃으...같이.. 들었.......정ㅂ..만..안..넘ㄱ..도 이런.....없...아..분명 혼...ㅈ..ㅏ잡..ㅇ려고......한...데....





-

이번년 안에 완결을... 반드시....ㅜㅜ

'은혼 > ing 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무오키] jacob's labber 36  (0) 2019.02.12
[카무오키] Jacob's ladder 35  (1) 2018.10.26
[카무오키] Jacob's ladder 33  (0) 2018.08.04
[카무오키] Jacob's labber 32  (0) 2018.06.02
[카무오키] Jacob's ladder 31  (2) 2018.04.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