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지오키긴] 꼬리표 27

2015. 8. 22. 23:13

*히지긴/히지오키 주의*

 

 

 

 

 

 

 

 

 

 

 

 

 

 

-

이 녀석의 체취는 나를 편하게 만들어서 한참이나 우울한 감정과 더불어 편안함이 몰려오게 만들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에게 안겨 있었다. 그는 나에게 떨어져서는,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곤, 잘 알았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도 그에게 잘 알았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답이 없었다. 다만 여전히 내가 싫어하는 그 동정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 볼 뿐이다. 비록 그 눈빛 하나로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까지는 들여다 볼 수 없었으나, 불과 얼마 전에 그가 나를 사랑했던 때의 기억을 되찾기는 커녕, 나에게 해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 비참함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그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나서, 그는 약간 당황하면서 힐긋 내 눈치를 살피고는 조심스레 전화를 받아들었다. 그 공간의 울림이 커서 수화기 건너의 발신자의 말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렸다.

 

[.. 히지카타.. 히지카타.. .. .....]

 

형씨였다. 그만. 그 한마디를 다 끝맺음 짓지 않았을 때, 나는 히지카타의 핸드폰을 거칠게 빼앗아서는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기계의 부품들이 사방으로 거칠게 튀어올랐다. 히지카타의 눈빛이 동정의 눈빛에서 나의 행동으로 인해 화가 난 눈빛으로 바뀌는데는 아주 잠깐의 시간이 걸렸다.

 

"무슨 짓이야?"

 

"....갈 거잖아"

 

"?"

 

"형씨한테 가버릴 거잖아. , ...애초에... 애초에 네 옆은 나였는데!"

 

그가 앞서 무슨 말을 하던, 어떤 식으로 나를 설득하던, 그것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었다.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의 설득에 놀아나는 건 우스운 일이니까! 그를 어떻게든 나에게로 다시 돌리려 발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번 나에게 질렸다는 표정을 지어보여서 그에게 물었다.

 

"... 왜 그런 표정을 지어?"

 

"....... 이유를 말한다고 니가 이해할까?"

 

이해?

 

"진심으로 질려버릴 것 같아. 그만해"

 

질려?

 

"그만하자"

 

그가 나에게 화를 낸다기보다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해서 나도 말했다.

 

"너도 ... 너도 그만해"

 

내 말에 그는 잠시 나를 쳐다보다가, 한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는 나에게서 뒤돌아 몇 걸음 옮기고는 우두커니 서 있는 나를 뒤돌아 보고는 손짓했다.

 

"나와. 가자"

 

"...어딜 가?"

 

"나와"

 

그가 나에게 다시 손짓을 했다. 하지만 나는 손짓 하는 그가 이 공간을 나가면 다시 나에게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위화감을 느꼈다. 아니, 확신을 했다. 여기에서 나가는 즉시 그는 형씨에게 뛰어 나갈 것임이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죽어버리겠다고 한 협박은 이미 통하지 않을 것이고, 형씨의 전화 한통으로 이미 나는 죽을 수 없는 위치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경찰으로써는 해선 안 될 생각을 해버렸다. 보여주고 싶었다. 나를 사랑하는 너의 모습을, 약에 취한 너라면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네가 보고 싶은 모습. 무의식속에 너는 완전히 나만을 사랑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나를 보게 될 거야! 너와 내가 가장 사랑하고 있던, 가장 평범하게 지내면서 서로가 즐거웠던 그 날 있잖아! 그 날을 다시 보게 될 거야!

 

나는 히지카타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가져갈 것이 있다면서 태도를 바꾸어 말했다. 이 때 혹시나 그가 수상하게 여긴다면 어쩌나 생각했지만 그는 그런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무언가를 찾는 척 하며 마약이 있는 근처로 다가가, 마약 주사기 더미 위에서 두어 개를 슬쩍 집어들고 그에게 천천히,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유난히 발걸음 소리가 크게 울리는 듯 했다.

 

너도 나와 같이 나를 사랑하는 너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러면 내가 너를 얼마나, 얼마나 깊이 사랑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을 거야. 다시는 그런 질렸다는 표정 같은 거 지을 수 없을 걸? 반쯤 미소 짓는 나를 의심 없는 눈으로 바라보는 너의 곁에 다가가서 그의 팔에 주사기를 꽂아 넣을 때, 그는 또 다시 내가 저를 괴롭히는 줄 알고 이게 뭐냐면서 귀찮은 듯이 그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는 무슨 짓이냐면서 강하게 물었다.

 

"... 너 이거... ...뭐야?"

 

내 어깨를 강하게 잡아 흔들면서 나에게 화를 내며 말했지만, 나는 대답 없이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흐음... 왜 효과가 없을까.

 

 

 

 

 

 

 

 

 

 

-

잠시 힘없이 주저앉은 히지카타의 눈동자는 텅비어 있어서 나는 그의 얼굴를 쓸어내렸다 잠시 미동없이 있다 이내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제 얼굴에 닿은 내 손위에 제 손을 겹쳤다.

 

"..하아...뜨거워..."

 

나는 그와 시선을 맞추고 앉아서는 말했다.

 

"히지카타씨 뭐가 보여요? 내가 보이죠?"

 

나는 히지카타의 목을 끌어 안으면서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히지카타 사랑해 "

 

"....진짜로 죽고싶....구나"

 

? 뭐야 아직 안 보이나봐...나는 다시 주사기 하나를 그의 팔뚝에 찔러넣으면서 다시 물었다.

 

"안 보여요? 아직도?"

 

주사기 피스톨을 끝까지 밀어 넣고, 빼낸 곳에서 미세하게 흐르는 그의 검붉은 피가 괜시리 섹시해서 그 부분을 핥았다. 비릿한 피냄새가 내 입안에 퍼졌지만, 나는 그것이 너무나도 달아서 입술을 핥으면서 입맛을 다셨다. 자꾸 거칠게 숨을 내쉬는 그를 보고 나는 괜시리 약간은 걱정이 되어서 그를 그 모포 위에 눕혔다. 그는 여전히 계속 숨을 내쉬었고 나는 그런 그의 가슴팍을 껴안고 옆에 누워서 그런 그의 표정을 계속 지켜보았다.

 

"히지카타씨.. 히지카타씨.."

 

"..."

 

"사랑해요..사랑해.."

 

거칠게 숨을 내쉬던 그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옆에 있는 나를 땀 가득한 얼굴로 보고는 말했다.

 

"하아.... 소고....."

 

".. 나 여기에 있어"

 

"...이런짓.........하아...."

 

""

 

나는 다시 그에게 가까이 가서 그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중얼거렸다

 

"너무 오래...기다렸단 말이야"

 

더 이상 기다리고 싶지 않단 말이야! 나를 외면하는 너를 언제까지 지켜봐야하는지, 그런 너의 행동을 언제까지 감시해야 하는지.. 숨이 막혀서 때로는 질식 할 것만 같았다.

 

 

히지카타의 얼굴이 그의 어깨에 기대고 있던 나의 얼굴에 점점 다가와서 나는 약간 당황하기도 하고,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을 때 그가 나에게 입을 맞추었다. 도톰한 입술이 입술에 겹치고 따뜻한 감촉이 다소 거칠게 나의 입 안을 헤집어 왔지만 그것이 좋았다. 맞닿은 타액의 진득함이 달다. 그가 나에게서 잠시 떨어져서 아쉽다고 생각하기 무섭게 나에게 다시 또 거칠게 키스를 했다. 맞닿은 턱이 약간 까칠하고 익숙한 담배향이 내안을 가득매우는 느낌에 머리가 띠잉하고 울릴 정도로 좋았다. 내 입안과 입술을 애무하면서 내 머리칼을 가볍게, 간지럽게 헝클어 놓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키스를 하다가 나와 그가 앉아있는 모포에 스르륵 눕혔다. 그가 내 어깨를 살며시 잡는 것도, 허리 쪽을 가볍게 쓰다듬는 것도 좋았다.

 

키스를 마치고 서로 숨을 몰아쉬면서 마주 봤을 때 그가 말했다.

 

"하아...... 이런거 원하는..거지?..하아..그렇지?"

 

나는 대답할 방법마저 잊을 정도로 그와의 키스에 취해서 그저 숨만 거칠게 몰아쉬었다. 내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히지카타는 나의 어깨를 강하게 짓눌러 나를 다시 눕혔다. 내 위에 올라타선 저가 걸치고 있던 제복을 거칠게 벗어 내리면서 나를 내려다보는 그는 내가 알던 그 어떤 모습보다도 나를 홀렸다. 그리고는 내가 입고 있는 제복 역시 거칠게 잡아서 뜯어내다시피 벗겨냈다. 그런 거친 행동엔 좀 놀라서 나는 그때부터는 조금은 그가 무섭게 느껴졌다.

 

"....히지카타...."

 

", 너 이런 거.. 하아..하고 싶다며.. 하아..."

 

다 벗겨지지 않은 옷이 내 손목에만 아슬아슬 걸쳐져 있었고, 그가 내 목을 따뜻한 입술로 적시었다. 그의 흑녹색 머리칼이 나를 간지럽혀서, 체취가 나를 야릇하게 흥분시켜서 나도 모르게 작은 신음을 흘렸다. 목에서, 가슴으로 점차 내려가면서 혀끝으로 내 몸의 작은 감각세포들을 하나하나 예민하게 반응하게 만들었다.

 

"흐읏.."

 

좋았지만 이 행위가 사랑해서, 나를 아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좋으면서도 마냥 좋지는 않았다. 누구나 그렇듯이 사랑받길 간절히 원했던 것이지 이 행위를 하고 싶은 것이 우선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지춤에 손을 대는 그의 팔을 잡았다. 그러나 그는 어이없게도 내손을 강하게 뿌리치면서 말했다.

 

"하아...원했잖아? 이젠 또 뭐가 싫은 건데?"

 

".....잠까..."

 

힘없이 널부러진 손과 그에 의해서 힘 없이 벗겨지는 옷들, 그리고 마약에 취해서 인지 다소 과격한 그의 행동이 약간 무섭게 느껴지면서도 그 와중에 나를 찾아서 좋았다. 그러나 처음 겪는 경험이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섰던 것은 있었다. 다시 한번 그를 말리려 상체를 일으키려 하려는 순간, 그가 억지로 다리를 벌리곤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흐읏...."

 

",.. 좋아?"

 

".. ..잠깐만......"

 

그럼에도 그는 거부하려는 나의 의사 따위는 존중하지 않았고, 거부하려 움직이는 나에게 말했다.

 

"하아.....움직이지마. 그럼 더 아프다?"

 

그가 억지로 파고들어 농락하던 손가락을 빼고는, 제 것을 넣었을 때, 숨이 턱 막히면서 그 고통에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 ..... 아파.. ..히지카타... ..흐읏.."

 

내가 그에게 깔려서 나도 모르게 이런 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갑자기 민망해져서 거친 숨을 내쉬다가, 피가 나올 듯이 입술을 깨물곤 그의 눈을 피했다. 그리고 그는 별로 나의 그런 소리는 들리지 않는 듯 몸을 거칠게 움직여댔다. 그 때마다 나는 그 고통에 아프다는 소리만 짧은 비명과 거친 숨과 함께, 계속해서 내뱉었다. 완전히 흥분했는지, 원래 나보다 완력도 좋았던 그 였지만, 그 정도인줄은 몰랐다. 나는 그가 확 뒤집으면 뒤집혔고, 그가 나를 잡아 당기면 그 쪽으로 힘없이 기울었다. 고통에 나도 모르게 모포 자락을 꼬옥 움켜쥐었다. 팔에 힘이 풀려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엎어졌을 때, 히지카타는 그 상태에서도 양 손으로 내 허리와 골반 쪽을 잡아 치켜올리고는 쳐대는 행위를 계속했다. 그리고 다시 그에 의해 거칠게 뒤집혀 그의 어깨에 다리가 걸쳐진 채, 그에 의해서 흔들리고 있을 때, 그의 표정을 보고 나는 다시 한 번 절망했다. 그 역시 거친 숨을 내뱉으며 나와 교류하며 접촉하고 있었지만 그 눈은 나를 생각하는 눈이 아니었다. 그 순간 나는 그저 그 녀석의 하룻밤에 씨앗과 정욕만을 받아내는 어느 어두운 곳의 구석에 있는 몸 파는 사람으로 전락해 아프다는 것도 잊은 채 허공만을 바라보며, 그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면서 거칠게 흔들렸다. 절정에 다다라 그의 정액이 바깥으로 튀어 끈적한 젤리 마냥 툭툭 떨어졌다. 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대로 누워서 어디에 그의 정액이 떨어지던 말던, 그대로 누워 있었다. 히지카타는 내 옆에 쓰러지듯 누워서 내 허리를 끌어 안더니 말했다.

 

"긴토키.....사랑해......"

 

그는 약에 의해서 환각을 보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가 보는 환각은 이상했다. 그는 나를 끌어 안으면서, 부드럽게 목과 어깨부분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그 애무는 전의 애무와는 달랐다. 지금의 이 애무가 바로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거칠고, 부드러운 것의 차이보다는 그냥 내가 느꼈다. 이런 것이 사랑이라고. 그가 형씨의 이름을 불렀기 때문에 일어난 질투심에 의해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이 녀석이 완전히 강제로 나를 안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어느 정도는 자처했던 부분이 있었기에, 저항할 의사를 잠시나마 비춘 나를 반 강제적으로 안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감도 없었지만, 이 녀석이 방금 한 말에 대해서는 내 자신이 너무나 비참해서, 이 녀석과 할 때에 본 이 녀석의 눈동자와 함께 걷잡을 수 없이 슬프게 했다. 내 허리를 끌어안은 그의 품에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만 계속 흘렸다. 그럼에도 나는 이 녀석이 좋았다. 그는 약에 취해서, 나와의 관계의 나른함에 의해서 나를 품에 안은 채 잠들어 있었다. 나도 꿈꿔왔던 그의 품에서 꿈도 꾸지 않고 그대로 조용히 눈물을 흘리면서 잠들었다.

 

 

 

 

 

 

 

 

 

-

옆에서 뒤척이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나 눈을 가늘게 떴다. 잠에 취해서 순간 이 곳이 어디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옆에서 몸을 일으키고 머리가 아픈지 머리를 감싸 쥐고서 제 옆에 자신이 뿌린 정액을 몸에 묻힌 채 누워 있는 나를 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주위에 흩어져 있는 나의 옷과 자신의 옷을 보고는 더 머리가 아파왔는지 한참을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가 제 옷을 주워서 걸치곤 충격에 의해 비틀거리면서 창고를 서둘러 벗어났다. 나는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서 뒤척였다. 그렇게 그를 가지 못하게 발악했으면서, 지금은 왜 그를 가게 놔두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소고.."

 

 

. 그가 나에게 다시 올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다시 돌아온 그는 앞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는 내 앞에 털썩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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